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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또 섬으로 이어지는 석모도는 서울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을만큼 가까운 곳이다.
하지만 고즈넉한 분위기의 석모도를 훑고 나면 이 가을 마음이 넉넉해진다.
석모도는 섬이다. 강화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가야하는 섬 중에 섬.
하지만 서울에서 하루만에도 후딱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곳이기도 하니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아니 오히려 더 마음 편하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
차를 배에 싣고 가려면 긴 줄을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고작 10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운항시간에 차를 가져가게 되면 갑판 위에 올라가 바닷바람 쐴 시간도 없을 테니 낭만이라고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시끄러운 굉음을 내며 배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움직이자 바다에 둥둥 떠 있던 갈매기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손에 든 과자를 보고 날아드는 녀석들은 한두 번 먹어본 솜씨가 아니다. 날쌔게 날아와 손에서 과자를 낚아챈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환호성이 이어진다. 강화에서 석모도를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외포 선착장을 통해서 들어가는 방법과 선수 선착장을 통해 들어가는 방법이 있는데,
선수선착장은 물때에 따라 운항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정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포리에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석모도는 정말로 작은 곳이기 때문에 굳이 바쁘게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으면 소소한 것들이 더 아름답게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석모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명소가 보문사다.
외포리의 정반대 편에 있기에 섬의 절반 정도를 빙 둘러서 가야만 하는데 해명산을 거의 돌아 나갈 때 쯤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으로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한때 질 좋은 천일염을 꽤나 많이 생산해내던 「삼량염전」 터다. 싼 중국산 소금의 물량공세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나보다.
앞으로는 골프장과 콘도가 들어선다는데 언제가 될지는 기약이 없다.
황량하지만 네모반듯한 도로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엔 딱이다.
빵빵 거리는 자동차를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느긋하게 아무렇게나 다니다 자전거를 세우고
못쓰게 된 염판 위로 자란 잡초들의 일렁임을 바라봐도 좋다.
석모도에서는 자전거를 빌리는데 장소의 구애가 없다.
바로 이동식 자전거 대여점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다가 지치면 아무데서나 전화 한 통으로 자전거를 회수해간다.
민머루 해수욕장은 정말 코딱지만 하다고 하는 게 맞다.
모래밭보다 갯벌이 더 넓은 해수욕장이지만 석모도에서는 유일한 해수욕장이고
팔을 벌려 안은 듯한 모양의 형상 때문에 늘 파도가 잔잔하고 평화롭다.
해수욕장 바로 옆으로는 어류정항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생각보다 썩 괜찮은 편이다.
어류정항 주변으로는 횟집이 줄지어 늘어서있는데 대부분 자기 어선을 가지고 고기를 직접 잡아다가 팔기 때문에 상호도 배 이름과 같이 쓴다.
멀리 강화 쪽으로 떠오르는 일출은 동해의 것처럼 장엄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소박해서 더 정감이 있다.
다시 일주도로를 따라 계속 달리면 이내 석모도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입구에는 식당들이 양쪽으로 들어섰는데, 서로들 텔레비전에 나왔던 집이라 자랑들을 해댄다.
아침 식사를 위해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니 새우튀김 한 접시를 서비스로 올려주는데, 새우향이 정말로 진하게 난다.
하지만 튀김 속에는 새우는 보이질 않는다. 왜 새우가 보이질 않는지 물어보자
큰 새우가 아니라 아주 작은 새우젓용 새우로 튀긴 것이란다.
석모도의 특산품은 벤댕이젓과 새우젓이 있는데, 그 새우를 이용해 튀긴 것으로 생각보다 맛이 있다.
보문사는 생각보다 꽤 크고 번듯한 절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지어진 절이니까 1400년이나 되었다.
전등사, 정수사와 함께 강화 3대 사찰이자 남해 보리암, 낙가산 홍련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개 관음도량으로 유명하다.
아마도 눈썹바위가 있는 마애석불에 기도를 하면 소원이 잘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인 듯 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400년 된 은행나무가 천년 고찰의 기품을 더해준다.
극락보전 뒤쪽으로 석굴과 편안한 표정의 와불전까지 마치 사찰 테마파크를 연상시키는데 분위기도 참 고즈넉하다.
보문사를 찾았다면 419계단을 오르는 마애석불을 꼭 찾아보자.
오를 때 다리도 아프고 숨도 차오르지만 내려다보는 풍경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갯벌이 펼쳐진 서해바다가 시원스럽게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발아래 숲 속에서 모습을 빠끔 보이는 보문사의 가을 풍경은 숨 막힐 듯 아름답다.
삼산저수지 주변의 너른 평야엔 가창오리떼가 모여들어 장관을 연출하는 석모도는 한적하고 느지막한 가을이 더 제격인 섬이다.
대중교통
신촌 시외버스터미널/인천 종합터미널-강화터미널-'외포리행' 강화군내버스- 외포리 선착장
자가용
서울 - 김포 - 강화진입 - 외포리 삼보해운 선착장 - 승용차와 함께 카페리에 승선
여행안내
석모도자연휴양림 032-932-1100
석모도 ATV 032-932-4621
석모도 오프로드체험장 032-933-3884
자전거대여 016 757 8265, 011-9414-5084
숙박
언덕위의 하얀집 032-933-3884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 032-933-9677
아일랜드펜션 032-933-9964
위딜펜션 032-932-8870
식당
해암식당(해물칼국수) 032-932-3207
낙가산식당(벤댕이회무침) 032-932-6363
서해안회타운(회,매운탕) 032-933-2259
외포리꽃게집(꽃게탕) 032-933-9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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