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인구는 6,500만명 정도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남북으로 2,000 킬로미터가 넘는 길다란 국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를 타면 총 비행시간이 5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요..
평균 비행속도는 고도를 잡았을 때 약 900km/h 정도니까 상당히 먼 거리죠?
베트남까지는 한시간의 시차가 발생하지만, 태국은 두 시간의 시차가 발생합니다. 두시간 빨리 가고 있지요.
주변에는 북서쪽으로 미얀마, 북동쪽으로 중국, 동쪽으로는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있구요...
태국의 아래쪽으로는 말레이시아가 이어집니다. 말레이시아까지는 철도로도 횡단이 가능하답니다.
이번 여행은 태국의 중부 지방을 주로 돌아볼 계획인데요..
짧은 방콕 여행을 마친 후, 수상시장으로 유명한 싸뭇 쏭크람 지역을 둘러보고, 깐짜나부리에서 휴식을 즐긴 뒤
태국 아유타야 왕조의 시초를 보여주는 고대도시 아유타야를 보고, 파타야를 거쳐 꼬란을 둘러보는 게 기본 계획입니다.
총 여행거리는 1,000 km에 육박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 모두 돌아보는 것이 조금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뭐....
사람 사는데 안돼는 게 어딨겠습니까?
바로 장거리 이동시에 이걸 대절했습니다.
대충 크기는 렉스턴 정도의 실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듀얼 에어백이, 오토 에어컨, 핸들 리모컨 등 편의 장비가 잘 갖춰진 걸로 보아 꽤 좋은 차 인 것 같습니다.
방콕에서 깐짜나부리를 가는 오늘은 아침 7시까지 호텔 로비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도착하라고 했지요.
넉넉한 트렁크 공간과 여유있는 뒷 좌석 때문에 4명이 타고 이동하기에 불편하지 않습니다.
얼마냐구요?
80km 떨어진 싸뭇 쏭크람 지역을 오전 내내 옮겨 다니며 둘러보고 다시 거기서 120km 떨어진 깐짜나부리 지역까지 이동하는 대절 비용은 3500 밧입니다.
영어도 꽤 잘 하는 우리의 운전기사 아저씨 '차이야폰' 은 출근 길 교통 정체를 뚫고 담넌 싸두악으로 출발합니다.
담넌 싸두악은 오전에만 시장이 섭니다.
오후 두 세시가 되면 대부분 파장을 하고 가게 문을 닫아 버리니 여길 둘러 보려면 오전 시간을 택해야 합니다.
시장의 입구 쪽에는 이렇게 모터가 달린 보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가격은 1대, 1시간에 400 밧 정도입니다.
물론 시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모터가 없이 노를 저어 가는 배를 타실 수도 있습니다. 이 배는 1대, 1시간에 약 150-200 밧입니다.
저희는 그냥 모터 보트를 타기로 했습니다. 시장까지 가는 한가한 곳에선 이렇게 시원스레 내달리기도 하구요.
이곳에서는 보트들이 개인 자가용처럼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전용 차고.. 아니 배고도 있습니다.
어때요? 여유로워 보이죠
슬슬 시장에 가까워지니까 이렇게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는 안파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물건들을 내다 팝니다.
하얀 머리의 할아버지의 표정과 손에서 뭔지 모를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듯 합니다.
피크 시간이 되어갈 수록 점점 보트의 숫자가 늘어납니다
시장의 분위기도 시끌시끌해지구요.. 여기 수상시장의 물은 무척이나 탁해보이고,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시궁창 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강 바닥이 뻘이라서 물이 맑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더러운 물은 아니에요.
짜오쁘라야 강 역시도 마찬가지 입니다.
흙탕물로 지저분해 보이지만 태국의 젖줄인 짜오쁘라야 강 바닥도 황토로 되어있어서 붉게 보이는 것 뿐이랍니다.
낯선 여행지로 나서게 되면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모든 이들이 금세 친해지고, 쉽게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은 미국쪽 분들 같은데, 나도 이분을 찍고, 이 분도 저를 찍으며 손을 흔들고 웃어줍니다.
소니의 천만화소짜리 컴팩트 카메라를 들고 있는데, 덩치가 커서 그런지 카메라가 무척 작아 보입니다.
배에는 과일, 야채, 국수 등의 식사류, 과자류 등을 팔구요, 수로 주변으론 기념품, 옷가지 등을 팔고 있습니다
배가 서로 엉키기도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능숙하게 서로 알아서 교통정리를 해 나갑니다.
예쁜 아가씨는 내가 사진 찍는 걸 어찌 알았는지 고개를 돌려서 포즈를 취해줍니다.
이런 곳에서는 역시 얕은 심도의 망원렌즈가 제격인듯 합니다
배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군요
하지만 밀린다고 짜증을 부리는 사람을 아무도 없습니다.
단지 이 분위기에 묻혀서 시장을 즐기려 할 뿐입니다
망원렌즈의 압축효과 덕분에 시장이 더욱 번잡해 보이는군요.
배들을 타고 있는 사람들은 중국, 러시아, 유럽 미국, 인도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배에서 내려 걸어서 시장을 1시간 정도 돌아보기로 합니다.
배 위에서 보는 풍경과 이렇게 걸어서 보는 풍경은 또 다르네요. ^^
조금 더 여유롭다고나 할까요?
역시 열대기후의 나라답게 다양한 과일들이 싸고 맛있습니다
여기 싸두악의 수상시장에서 파는 물건들은 짜뚜짝 시장에서도 모두 팔고, 또 다른 시장에 가셔도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냥 시장의 느낌을 즐기기 위해서 한 두개 정도 물건을 사보고, 또 흥정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요
물건 값을 잘 흥정해서 사다보면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태국은 정찰제로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적기 때문에 흥정은 필수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물건 가격 깎고, 흥정하는 것이 피곤하다고 하지만, 뭐든지 적응하면 익숙해지고 불편한 줄 모르는 것이니 얼른 적응하는 게 좋습니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아주머니가 배에서 팔고 있는 것은 전병에 생크림과 파파야 채를 넣어 만든 과자 입니다.
아저씨는 국수같은 것을 팔고 있구요.
아주머니가 팔고 있는 과자를 한 봉지 사서 먹어 봤는데, 맛이 정말 좋아요. 달콤하면서도 바삭하고 아삭한 그맛...
음.. 또 먹고 싶어져요. 이 것 말고도 코코넛으로 만든 풀빵 같은 것도 먹어봤구요.. 아이스크림도 먹어보고.. 커피도 먹어보고...
여행을 하면서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보는 것 만큼 즐겁고 행복한 일도 없을 겁니다.
담넌 싸두악 수상시장의 다리 위에서 아내와 한 장 찰칵...
면도를 3일 안했더니 수염이 지저분합니다.
어떤 분들은 면도 안하고 며칠 지내면 터프해 보이고 멋져 보이던데, 제가 며칠 면도 안하니까 그냥 현지인 양아치 같습니다. ㅠㅜ
물가의 가게들은 여러가지 다양한 기념품을을 팔고 있습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조명이 있는데, 개구리, 코끼리, 원숭이, 기린 등등 동물 모양으로 만든 것 중에서 저는 개구리 모양의 등을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각종 곤충들을 표본을 만들어 놓은 것들도 많은데 큰 아이 주려고 헤라클레스 사슴벌레도 한마리 샀습니다.
작은 아이는 피노키오 인형을 어제 카오산로드에서 구입했거든요. ^^;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진지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고기도 팔고 있구요.. 가스통을 싣고 계신 걸 보니 요리도 하시나봅니다.
그리고 여기 멍게 처럼 보이는 저 과일은 무엇인지 못 먹어봤네요.
시장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가구요.. 여행객들도 엄청 많아 집니다. 저는 느긋하게 걸어서 이리저리 돌아 댕기며 사진을 찍습니다.
아내도 어디론가 가서 아이 쇼핑을 즐기나 봅니다.
저는 여행을 하면서 가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고, 그 느낌을 받으려 노력해 봅니다.
모두들 제 삶의 역할에 충실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저 역시도 늘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수로 바깥에는 이렇게 시장이 있습니다. 각종 식당들도 있구요.. 또 옷가지나 다른 물건들을 팔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숨을 돌려서 쉬었다가, 이젠 차를 타고 더 남쪽으로 내려갈 계획입니다.
어디냐하면.. 싸뭇 쏭크람의 '암파와' 워터 플로팅 마켓입니다.
이 곳은 담넌 싸두악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기도 한데, 예전 EBS 에서 이곳의 생활과 모습들이 방송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여길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었네요.
담넌 싸두악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암파와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 입니다.
이곳은 또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열리는 수상시장으로 월요일인 오늘은 지나는 사람을 만나기도 어려울 만큼 한가롭고 조용한 마을입니다
하지만 이 곳이 유명세를 타게 된 데에는 바로 반닷불을 원없이 구경할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반딧불이를 구경하려면 무주나 가야 볼 수 있지 이젠 어지간해서는 그 귀한 반딧불이 구경은 힘든 게 사실이니까요.
이 곳에는 특별히 호텔 같은 것은 없구요..그냥 홈 스테이 정도보도 조금 더 나은 정도의 민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태국의 전통적인 서민들 생활을 옅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점도 있답니다. ^^
북적이고 정신없는 담넌 싸두악의 수상시장을 금방 다녀온 뒤라 그런지 한가롭기 그지없는 풍경이 더욱 평화롭고 여유롭게 다가오는듯 합니다.
셔터를 누르는 것도 여유만만.. 뭐 급할 것도 없으니 말이죠.
아내와 저의 발목에 차고있는 노란 밴드는 모기약 입니다.
저걸 매일 차고 다녀서 그런지 모기에 거의 물리지 않았어요. 저는 괜찮은데 아내는 모기가 꽤 좋아하는 핀가봅니다.
예전 군산 선유도에 갔을 때 하룻밤에 70방을 물릴 정도로 모기에 취약한데도, 이번에는 거의 물리지 않았습니다
지나는 동네 사람들도 무척이나 밝고 친절해서 동네의 느낌은 너무 너무 좋습니다.
동네 수로변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 물에서 도마뱀도 봤는데요.. 길이가 2미터는 되는 것 같은 코모도 도마뱀이었습니다.
실제로 저 강물에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걸 보니까 겁나서 저 물속에는 못 들어가겠더라구요..
예쁜 파라솔이 놓여져 있는 이 집은 홈 스테이를 하는 집으로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거나 아니면 중국 사람 쯤으로 보이는 젊은 커플이 묵고 있었는데.. 무척 여유롭고 좋아 보였습니다.
물론 집안도 깨끗하고 반들반들 윤이 났습니다.
동네 아저씨가 물 속에 들어갔다 오시던데.. 뭘 건져 오는 것 같더라구요..
근데 그게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동네 조명등인데 유리병으로 만들어 놓은 등입니다.
병의 바닥 부분을 잘라내고 거기에 전구를 넣고 만들었습니다.
다들 신기해서 사진 찍고 있는 중....
자.. 물 가를 벗어나서 이제 밥을 먹으러 갑니다.
보통 태국 서민들이 먹는 식사는 600원 부터 있습니다. 덮밥 종류부터 국수까지.. 물론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그런 음식들도 많구요..
암파와에서 택시기사 아저씨와 점심을 먹었습니다만... 음료수와 식사류를 모두 합해서 5천원 정도 나왔던 거 같네요.
암튼 밥을 먹고서 다시 매끄렁 역 근처의 위험한 철길 시장으로 갑니다.
이 철길 시장은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소개 된 이후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게 된 곳입니다.
실제로 매끄렁 역을 오가는 기차가 하루에 4회 정도 운행을 하는데요..
기차가 기나갈 무렵이면 철길 위에 벌여 놓은 시장을 모두 철수하고 다시 기차가 지나간 이후에 이렇게 철길 위에다가 장을 세웁니다.
물론 여기 보이는 부분이 시장의 전부는 아닙니다.
매끄렁 역 주변이 시장인데, 그 일부가 이렇게 철길까지 나와있을 뿐이랍니다.
나머지는 다른 재래시장과 똑같구요... 우리나라의 그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장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은 반면, 태국에서는 젊은 분들도 시장에서 장사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매끄렁 철길 시장을 둘러 본 이후엔 곧바로 깐짜나부리까지 이동합니다.
벌써 시간이 오후 2시를 넘어가고 있거든요.
매끄렁에서 깐짜나부리까지는 특별한 대중교통수단이 없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완행버스를 여러번 갈아타고서야 갈 수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방콕에서 매끄렁까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오후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콰이강의 다리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펠릭스 리버 콰이' 리조트에 도착해서 짐을 풀렀습니다.
맑고 깨끗한 공기와 아무런 도시의 소음도 없은 그런 한적한 곳.
1주일 정도 푹 쉬었다가 가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같이 여행했던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도 역시 최고의 장소는 깐짜나부리다.. 라고 하였으니 말이죠.
뒷 베란다를 열면 이렇게 콰이강가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야자나무 위에 매달린 코코넛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습니다.
친절한 직원들 덕분에 편안하게 이틀을 쉬고 올 수 있었는데요..
사실 여기서는 택시도 불러야만 오고 어딜 한번 나가려고하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 그게 단점이긴 합니다.
하지만 걸어서 콰이강 철교를 건너는데는 약 5분이면 되고,
거길 나가면 여행자 거리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그리 힘들다고 보긴 또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리조트에는 수영장이 두 동이 있구요..주변에는 쉴 수 있는 장소가 군데군데 많이 있습니다.
저 수영장은 밤 10시까지 Bar 를 운영하는데요..
밤에 맥주 몇 병 시켜놓고 풀 속 안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 수영도 하고, 맥주도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정말 신나는 날들이었습니다.
동영상으로 찍어 놓은 그 때 일들을 보면 괜히 웃음이 납니다.
콰이강의 철교를 건너려고 하는데 보니까 저렇게 코끼리를 집 앞에 묶어 놨더군요.
좀 더 가까이 가보라고 했는데 무서워서..
호텔 정문을 나가면 바로 이렇게 콰이강 철교 입니다.
실제로 하루에 몇 차례 기차가 오가는데요.. 남똑이라고 하는 곳까지 운행을 합니다.
남똑에는 싸이욕이라는 폭포가 있는데, 내일 놀러 갈 계획이에요.
영화 콰이강의 다리로 유명해 진 이곳은 전쟁 박물관과 기념비 등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그 곳들을 구경하진 않았습니다.
다리를 건너면서 보니까 노을과 구름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연시 셔터를 눌러댔지만 신통치 않네요.
독일에서 오신듯한 어르신들이 부부 동반으로 놀러오신 모양입니다.
무슨 군가인지 동요인지를 부르며 아이들마냥 신나게, 씩씩하게 철길을 건넙니다.
여행이 주는 여유로움과 즐거움 때문인지 몰라도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늘 얼굴에 웃음이 묻어 납니다.
그 여유로움을 한동안 간직하고 즐겁게 살아 가는 것 만으로도 여행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임에 분명합니다.
강가의 저 식당들은 분위기가 참 좋더라구요. 그래서 저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저는 티본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음....
저는 말고기로 만든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질긴지....(하긴 말고기도 못 먹어 봤지만 말예요..ㅋㅋ) 그냥 수끼 같은 걸 먹을 껄 그랬나봐요.
암튼 분위기 만큼은 최고였어요.
콰이강의 저녁은 그렇게 아름답게 저물어 갑니다.
해가 지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잠시 여유있게 하늘을 쳐다봤을 때 유난히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시골이라 그런지 더 가깝게 느껴지는 별들...
이제 고작 여행의 둘째 날을 보내고 있지만, 몇 주를 보낸 것 같이 친근하고 여유가 느껴집니다.
아..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호텔까지 되돌아 가야 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택시(픽업 트럭을 개조해서 뒷쪽에 사람이 탈 수 있는 썽태우 같은 것)가 없다는 것.
오토바이 택시들이 있기는 하지만, 1인당 60밧으로 4명이면 1만원이나 하네요.
돈도 돈이지만, 제 아내는 오토바이 같은 거 타는 건 질색을 합니다.
결국 손전등 두개를 가지고 콰이강 철교를 거너기로 합니다.
해가 진 다음엔 위험하니까 다리를 걸어서 건너지 말라고 되어있거든요..
호텔까지 걸어가는 10여분 동안 제 앞을 오가는 밝은 형광색의 불빛들...
제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바로 그 반딧불이 입니다.
저도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고는 처음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걸 보니 기분이 참 묘해지네요. 어린 시절 향수도 떠 오르고....
호텔에 돌아와서 Bar에 들렀습니다.
태국의 호텔들은 '웰컴 드링크'라고 체크 인을 하면 음료나 칵테일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그걸 먹기로 했습니다.
마침 이 날은 제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그마한 케익도 준비를 했습니다.
연주 하시는 분에게 아내의 생일을 이야기 했고, 음악을 부탁했더니 흔쾌이 '해피 버스대이 투유' 를 불러 주십니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리던 아내도 싫지는 않은듯 합니다.
기념이니까 그래도 한 장 찰칵...
Bar 에서는 웰컴 드링크 이외에 또 이렇게 생일 기념으로 예쁜 칵테일을 한 잔 더 주네요.
태국에서의 둘째 날이 이렇게 또 아쉬움을 남기며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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