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도는 원래 장수를 태우고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말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馬尾島 라 불리었으나 경상도 발음 중에서 "ㅏ" 발음을 "ㅐ" 로 불리는 습성으로 매미도라 불리었다 한다.
하지만 행정구역 개편때 매물도로 불리던것이 결국 지금의 매물도라 불리게 되었다. 섬에 사는 사람들 중 혹자는
메밀이 많이 자라서 메밀도라 불리던것이 경상도에서 '메밀'을 '메물'이라 불러 매물도가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날씨가 청명하지 못한 덕에 상큼한 풍경사진을 담기는 어려울듯 하여 필터를 사용하여 몇 장을 찍어 보았다.
화이트밸런스를 켈빈도 설정으로 바꾸고, 10,000 도 까지 올리고, 그러데이션 필터를 두장 겹친뒤 허설을 모델로
세웠다. "조~기 바위위에 올라가서 폼 좀 잡아봐" 낼름 담배를 꼬나물고 바위위에 올라서는 허설....
터프한 이미지와 색조가 잘 어울리는듯 하다.
하지만 그래도 이쁜 아가씨 모델만은 못하다.. 미안해.. 허설 .. 애만 썼어...
멀리 보이는 등대와 비슷한 눈 높이가 되는 곳에 허설과 서우를 세웠다. 그리고 망원렌즈를 마운트하고 몇 장 찍어본다
사실 내게는 밝은 망원이 없다. 제법 밝은 망원이 있었다면, 조금더 심도 조절이 용이했을 것이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역시 그냥 세우기만 하면 CF가 된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을 세워서 찍은 광고는 뭐가 좋을까?
음... 아무래도 그냥 공익광고가 좋겠다... ㅋㅋㅋㅋ
이번엔 커스텀 화이트밸런스 모드로 바꾸고 보라색 그러데이션 필터를 끼워보았다.
전체적인 톤이 차갑고 겨울같은 분위기를 주긴 하지만 그래도 자연이 만들어준 청명함에 비하니 초라하기까지 하다.
아... 역시 풍경사진은 자연이 도와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멀리 푸른 바다를 가르며 서로 교차하는 작은 어선들이 마치 그림을 그리는듯 하다.
이렇게 등대섬을 바라보고 소매물도를 한바퀴 돌아본 뒤 우린 민박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소매물도에는 모두 10여가구가 살고있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는 빈집도 꽤 있다. 하얀산장이라 불리는 민박집은 소매물도에서
가장 깨끗하고 잘 정비된 민박집이다. 그 모습은 포구에 도착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띈다. 보통은 예약을 받아서
손님을 맞이하지만 비수기엔 그냥 가도 쉽게 방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방이 없다면 마을의 아무집에나 가도 잠자리를 얻을 수 있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물이 부족하고 화장실이 재래식이라 무척이나 불편하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한다. 또 하나 이 섬에는
식당이 없다. 대매물도는 좋은 시설의 민박, 팬션등과 24시간 공급되는 전기, 그리고 대부분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구판장이 있어
소매물도에 비해 훨씬 좋은 환경이다. 소매물도가 이렇게 낙후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잠시 뒤 알게된다.
또한 바람이 많이 부는 어촌의 집들은 돌로 담을 지어 바다의 해풍에 견디도록 되어있다.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돌담들은 얼핏 보기에 엉성하고 쉬 무너질듯해 보이지만 수십년을 끄떡없이 견뎌온걸보면
조상들의 손재주는 정말로 대단하다.
먹을것을 전혀 준비하지 못한 우리일행은 하얀산장에서 묵을 수 없다는걸 금새 깨달았다. 그래서 소개받은 마을 주민의 집으로 향했다.
아저씨께서 흔쾌히 허락을 해주신다. 아침과 저녁밥은 해줄 수 있다신다. 다만.. 점심은 라면같은걸로 때워야 된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아주머니께서 낮에는 물질을 하러 나가시기 때문. 하지만 그마저도 감지덕지다. 먹을거라곤 달랑 치즈샌드 두어개가 전부인 우리에겐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통영 여객 터미널에서 알아봤을땐 그냥 가도 된다해서 장도 보지않고 왔건만..
모두 치밀하지못한 계획 덕분이다. 헤헤....
섬의 하루는 무척 길다. 더구나 이렇게 작은 섬에서 텔레비젼조차 없이 지내는 하루는 너무나도 길다.
민박집에서 흥정을 끝내고 짐을 풀르고나니 시간은 10시 정도. 우린 부족한 잠을 청하기로 했다. ㅋㅋㅋ
대청마루에 모두 큰대자로 누워 불어오는 산바람을 맞고있으니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스르르 곯아 떨어진다.
그렇게 한참을 자다가보니 배가 고프다. 그런데 아저씨가 없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또 한참을 지나 눈을 떴다. 그런데도 아저씨는 없다. 흑... 아까 아저씨가 주신 명함을 보고 전화를 해야지.
전화기를 켜니 안테나가 한개밖에 안 뜬다. 허걱... 집 마당 쪽으로 나가니 안테나가 몇개 더 뜬다. ㅋㅋㅋ
아저씨에게 전화로 라면은 어딨냐고 물으니 공판장 가서 사다 먹으란다. 흠..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사다 놓을걸...
털래털래 매점으로 가서 대한민국 대표 라면 시~인 라면과 캔 음료수 몇개를 샀다. 물이 귀한 이곳에선 물 한방울도 아껴 써야한다는
말에 라면 끓일 물도 한방울을 흘릴까봐 조심 조심 따랐다. 서우가 라면을 끓이기로 했다.
이윽고 라면이 완성되고 우린 허겁지겁 퍼 먹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주머니가 낙지 두마리를 손에 들고 집으로 들어오셨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계속 라면을 먹었는데, 역시 김치없는 라면은 허전하다.
아주머니께 "저~ 김치 좀 얻을 수 있나요?" 라고 물었으나, 대답이 없으시다. 잘 못들으신 줄 알고 다시 재차 물었으나 역시
대답이 없으시다.. 컥.. 이 곳 사람들은 싫다는 답변을 "무언(無言)"으로 표현한다. 이 후로도 그런 일이 몇번 있었다. ㅠㅜ
라면을 먹고나서 설겆이를 마친뒤, 포구 쪽으로 향했다.
선착장 부근에서는 조그만 어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섬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아니, 모든 사람이 이 곳을 거쳐가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머니들이 바다 속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들을 그 자리에서 잡아서 손님들에게 판다.
아까 아주머니가 들고오신 문어 두마리도 손님들에게 팔기 위해 데쳐가지고 가신 모양이다.
우린 전복회와 굴, 멍게 등을 주문했다. 덤으로 성게알이 따라온다. ^^;;
전복을 칼로 도려내는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날렵하고 능숙하다. 한번 싹 도려내니 한 점의 살도 남아있지 않다.
짜자잔.....
드디어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낸 " 전복회 !!!!" ㅎㅎㅎㅎ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으면 오도독 오도독... 스~읍.. 얼마나 맛있었던지..
잘 못하는 술이지만 소주 한잔을 곁들여 바닷 바람을 선풍기 삼아 먹는 이 맛...
그야말로 감칠맛이다. 이 모든게 3만원이다. ㅎㅎㅎ
간단하게 간식을 한 우리 일행은 다시 힘을 내어 섬을 둘러보기로 했다.
오전 나절에 보지못한 선착장 근처를 자세히 보니 남매바위쪽 바위들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간간히 해가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 비치며 바위사이의 골을 진하게 나타내 준다.
얼른 CPL 필터를 광각렌즈에 끼웠다. 그리고는 해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밧줄에 매달린 선박
두 척을 앞에 두고 찍어보았다.
요새 간간히 뉴스에서 떠드는 이야기로 해파리떼가 늘어서 심각한 해양 오염이 우려된다는
이야기가 실감난다. 수심이 10여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깊이인데도 속 안이 훤히 보이는 이 맑고 아름다운
물 속에도 해파리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해파리는 플랑크톤을 먹어 치우고, 그래서 그 부근에는 고기가 없어지고,
다시 해파리는 늘어나고... 악순환의 계속이다. 해파리는 묘한 색깔로 어찌보면 이쁜것 같고, 어찌보면 징그럽기까지 하다.
섬의 서쪽에 자리잡은 남매바위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설이 있다.
자식이 없던 부부에게 늦게 쌍둥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쌍둥이는 둘 중에 하나가 반드시 죽는다는 말을 믿었던 그들에게
남자아이를 잃을 수는 없었던 일. 그래서 딸 아이를 소매물도 건너의 무인도에 버려두었는데, 아들이 장성하여 어느 날
무인도를 바라보니 밥짓는 연기가 나서 배를 타고 건너갔다고 한다. 그 곳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발견하고 그 들은 결혼을
약속하기로 하고 사랑을 불태웠다고 한다. 그러자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신이 노하여 그 들을 바위로 만들었다는 전설이다.
물론 모든 전설이란게 지어낸 이야기지만 참 재미있다. ^^
남매바위로 가는 길은 산책하기에도 알맞은 편안한 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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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급한 일이 있어 마무리를 못하고 가네요.
마지막편은 내일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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