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을 떠나 평창으로 달렸습니다.
모처럼 떠났는데, 오후 늦게부터 부슬부슬 비가 옵니다. 평창 한 펜션에 도착..일상적으로 펜션에 오면 하는 모든것들을 치릅니다.
고기구워먹고, 술 한잔 하고, 애들 씻겨서 재우고, 둘러앉아 또 한잔 씩하고..
절차를 다 마치고, 눈치를 보다 ..한밤중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들고 나갔습니다. 오래간만에 기회니까요 .
펜션안에서는 아직도 친구들과 가족들이 이야기에 밤새는 줄도 모르고 있고,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시원합니다.
담배를 끊고 좋아진 점 중에 하나, 이렇게 바람 냄새 나무 냄새를 잘 맡게 되었다는 건데요 .. 비온 뒤 숲에서 나는 그 향기는 정말 좋습니다.
걷이가 끝난 옥수수 잎들이 가로등 불빛밑에서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입니다.. 소리 들리시죠 ? ㅎㅎ .. 사진을 담을 때 눈은 사진을 확인하고, 귀는 소리를 확인한 후 찍었는데 .... 잘 찍혔는지 모르겠습니다.
입은 너무 좋아서 ..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구요 ..ㅎㅎ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한바퀴 ...
가을이면 낙옆이 이렇게 밟히는 곳에서 살고 싶은 소망은 언제쯤 이룰 수 있을는지 ...
아침을 먹고 문득 내다본 창문밖 풍경이 이렇듯 예술입니다. 사진이나, 그림이 어떻게 저 그림을 따르겠습니까 .
이제 해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멀리 산등성이에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그림같은 집들 ..단풍 ...
모든 것이 최고네요 .
그래도 또 서울쥐 ..막히기 전에 서둘러 서울에 가야 합니다. 떠나야죠 ...ㅎㅎ
돌아오는 길에 항상 공사중이지만, 돈 내고 들어가야 하는 신륵사에 들러 볼 것 없이 빈둥대다 몇 장 담습니다.
구석 구석 다 파헤쳐져서 어수선해도 한 귀퉁이에 쌓아놓은 기와장들은 한가롭습니다.
담장, 그림자 .. 왜 이것만 보면 이렇게 셔터를 누르게 되는 건지 .. 자꾸 말을 거는 듯합니다..ㅎㅎ
제가 이 사진을 올리는 사이트에 한 제목으로 올리기에는 용량이 초과가 되어서 .. 신륵사를 딱 3장으로 정리했는데 ...
역시 신륵사도 없고, 가을도 없네요..
이상 좀 지난 가을 나들이 풍경이였습니다.
* 처리™/박동철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1-1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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