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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노을길


때로는 한적한 오솔길을, 때로는 드넓은 백사장을 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다면 태안의 해변길로 떠나면 된다. 그중에서도 노을길 구간 끝자락에서 만나는 황홀한 저녁햇살은 메마른 가슴마저도 울컥하게 만드는 서정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온 나라의 바닷가가 피서인파로 몸살을 앓던 휴가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해변은 한적함으로 되돌아온다. 평화로움의 상징인 바다를 보며 한없이 걷고 싶을 때, 끝없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태양을 쬐고 싶을 때엔 망설일 것 없다. 태안 해변길은 그런 마음을 백퍼센트 만족시켜줄 수 있는 곳이기에 주저할 것 없이 떠나면 된다. 태안반도 최북단 학암포에서 시작하여 말단인 영목항까지 총 120킬로미터에 걸쳐 만들어 놓은 바닷가 걷기 코스를 말하는데, 이름들도 참 예쁘다. 1구간인 학암포에서 신두리 구간은 『바라길 1구간』, 다시 만리포까지는 『바라길 2구간』, 만리포에서 몽산포까지 배를 타고 넘어가는 구간은 『유람길』, 몽산포에서 드르니항까지는 『솔모랫길』, 꽃지해변까지는 『노을길』, 마지막 꽃지에서 영목항까지는 『샛별바람길』이라 이름 붙여진 길들이 그 주인공. 하지만 그중 가장 아름다운 길을 꼽으라면 단연 노을길 12킬로미터 구간이다. 게다가 특별한 오르막이 없어 누구라도 편하게 걸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걷기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고작 12킬로미터라고?” 하며 코웃음을 칠지 모르지만, 처음 시도하려는 사람들에겐 엄청난 도전정신을 필요로 하는 큰일이다. 하지만 뭐든 처음이 어려울 뿐, 막상 시작하고 나면 무슨 일이든 그리 어려울 것이 없다. 단지 끈기와 자기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용기만 필요할 뿐이다. 4시간의 도보여행은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힘든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내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행복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코스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은 택시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 한다는 게 이곳 걷기 코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곳곳에 현재 위치와 거리, 그리고 주변에 버스 정류장과 버스 노선, 그리고 시간표 적혀있고, 택시를 탈 경우 대략의 요금까지도 자세히 설명되어있어 만약에 중간에 걷기를 그만두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회귀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으니 말이다. 또 걷다가 보면 밀물 때 바닷가로 걸을 수 없을 경우 우회할 수 있는 길도 표시되어있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노력이 역력하게 느껴진다. 한여름, 그것도 한낮에 바닷가 해변 길을 걷는 일은 뜨거운 태양 때문에 몹시 힘든 여정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느지막한 오후에 출발해서 저녁 무렵 목적지에 닿도록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황홀한 저녁노을이 바다를 시뻘겋게 달구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근사하지 않은가.


해질 무렵의 방포나 꽃지 해변의 아름다운 노을을 구경하려면 코스의 시작은 백사장항에서부터 하는 것이 좋다. 항구의 끄트머리에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된 길은 백사장해변으로 곧장 이어지는데, 밀물 때면 해안선 끝까지 물이 들어오지만 썰물 때면 훤히 드러난 해안선과 그 끝에 이어지는 모래밭이 한가롭게 눈에 들어온다. 백사장해변 끝의 소나무 숲을 지나면 바위 세 개가 있는 삼봉이 나타나는데, 여기를 돌아 나가면 삼봉해변이다. 예전엔 모두 해수욕장이라 부르던 명칭을 해변길을 만들면서 모두 해변으로 통일했다고 한다. 삼봉해변은 단단하면서도 넓은 모래밭이 인상적인데, 아울러 해안선 안쪽으로는 곰솔 방풍림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바닷길과 솔 숲길을 선택해서 걸을 수 있다.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 사이로 좁다란 길을 내고 『태안해변길』을 제대로 잘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조그마한 표시를 달아 놓았는데, 오랜 시간 동안 바닥에 쌓여 층을 이룬 솔잎들을 밟으면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워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태안의 해변들은 기울기가 완만해서 물이 빠지게 되면 아주 멀리까지 바닥이 드러나는데 늦여름이지만 아이들의 모래놀이와 어른들의 조개잡이가 해변의 풍경을 평화롭게 만든다. 외롭게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등대 하나가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혼자 이겨내고 있다. 간혹 해변에 파라솔 하나 없이 은박 돗자리를 깔고 등을 드러낸 채 썬텐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보이는 풍경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삼봉해변이 끝나면 길은 기지포 해변으로 이어진다. 내 생각이지만 노을길 구간 중에서 제일 멋스럽고 아름다운 구간이다. 해안의 사구를 따라 만들어진 관찰로 주변으로 이름 모를 사구식물들을 보며 천천히 걷는 것도 기분 좋은 일지만 입구에 노래 가사를 적어 놓은 팻말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철 지난 바닷가』,『해변의 여인』,『빈 바닷가』 등 추억 속의 노래들은 철 지난 바닷가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 안내판 아래쪽 QR 코드를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노래가 흘러나온다.


기지포를 지나면 안면도 중앙해변이고, 이어서 노을길의 중간 지점인 두여해변과 두여전망대에 이른다. 이쯤 오면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힘이 들기 시작한다. 주변을 둘러보고 느리게 걸었다면 두 시간이 넘어가는 시간동안 걸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잠시 신발을 벗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혀보자.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내 힘이 생겨난다. 휴식 같은 여행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지친 삶에 다시 힘차게 뛸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기 때문이다. 해질 무렵 도착한 방포와 꽃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노을길 걷기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서쪽 바다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붉은 태양처럼 아름다운 추억 하나가 가슴에 남는다.


 


 









여행 팁



● 백사장, 두여 해변 구간은 밀물 때 해수에 잠기므로 물 때 확인필요. 우회도로이용 가능


● 한낮에 걷기보다는 오전 일찍, 혹은 오후 늦은 시간이 더 제격이다.


● 매점이 거의 없으므로 간식거리와 생수를 준비할 것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해미IC 또는 홍성IC→태안·안면- 안면읍 - 꽃지해수욕장


 









맛 집



산해진미(간장게장) 041-674-7880


풍년회센타(회,매운탕) 041-674-4254


딴뚝통나무집(게국지) 041-673-1645


오복식당(황태해장국) 041-674-7754


밥도둑(우럭매운탕) 041-674-1080


 









잠자리



아름다운펜션 041-673-3049


리솜오션캐슬 041-671-7000


캐리비안리조트 041-674-1566


삼봉콘도 041-673-7171


토담집 041-674-4561


 









여행정보



태안해안국립공원 041-672-9737


안면도 자연휴양림 041-674-5019


안면도 쥬라기박물관 041-674-5660


고남 패총박물관 041-670-2337


 









이색체험과 축제



안면도 영목항 해맞이 축제 매년 1월 1일 (태안군 영목항)


안면도 저녁놀 축제 매년 12월 31일 (꽃지해수욕장)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 매년 10월 (백사장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