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다

천사의 섬 신안군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섬을 꼽으라면 다이아몬드 제도의 중심에 있는 안좌도를 꼽는다. 팔금도, 암태도, 자은도와 서로 다리로 이어 붙였기 때문에 그저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껏 좋아지는 곳이다. 섬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과 김환기 화백의 현대미술이 합쳐져 안좌도 여행은 눈과 마음을 든든히 채워준다.

본격적인 피서 철이 시작되는 7월,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바다를 향하고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늘 북적이는 인파 때문에 곤욕을 치르곤 하지만, 그것마저도 모두 감수할 수 있는 건 여행이라는 활력 충전제 때문이다. 전남 신안군의 섬은 무인도를 합쳐 무려 1004개나 되기에 천사의 섬이라고 부른다. 누가 이름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자은도, 안좌도, 장산도, 신의도와 도초도 등이 마름모꼴 형태를 이루고 있는 군도를 다이아몬드 제도라 부르는데, 그 이름처럼 그곳에 들어서면 천사의 섬들 중에서도 으뜸일 것이라는 상상은 빗나가지 않는다. 수화 김환기(1913~1974) 화백의 생가가 있는 안좌도는 팔금도, 암태도를 거쳐 자은도까지 다리를 통해 연결 되었는데, 남북의 난 도로의 총 길이만도 30킬로미터가 넘어 섬 여행의 아기자기함을 만끽할 수 있다. 안좌도행 뱃길의 시작은 압해도 송공항과 목포 북항 두 곳이 있지만 송공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은 자주 있기도 하지만 25분만 가면 암태도 오도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요금은 1인당 3,000원이고, 차량 도선료는 승용차가 15,000원 이다.

암태도 오도선착장에 도착해서 팔금도를 거쳐 안좌면 사무소 근처로 들어오면 단박에 이곳이 김환기 선생의 고향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벽에 그려진 그림들과 안좌도 선착장에 먼 바다를 향해 낚싯대를 드리운 사슴조각들에서 그의 천재성과 창의력은 서슴없이 뿜어져 나온다. 천천히 마을 곳곳에 만들어 놓은 그의 작품 이미지를 구경하다보면 섬마을이 아니라 야외 미술관 같은 느낌도 든다. 안좌도에는 또 다른 명물도 있는데, 천사의 다리가 그곳이다. 두리도, 박지도, 반월도를 잇는 1.5킬로미터의 나무다리로, 물이 들어오면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물이 빠지면 갯벌 위를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어슬렁 어슬렁 걸어보자.

다시 팔금도를 거쳐 암태도에 들면, 섬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승봉산(356m)이 눈에 들어온다. 섬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돌과 바위가 많은 섬으로 고려시대부터 유배지로 손꼽힌 곳이었다. 하지만 마명 방조제를 쌓은 후 드넓은 갯벌이 옥토로 바뀌면서 농업이 활발해졌다. 섬의 서쪽으로 작은 부속 섬 하나가 2.5킬로미터의 노두로 연결되어 있는데, 추포도다. 소박하지만 어촌의 정취가 한껏 느껴지는 추포염전을 지나면 작지만 깨끗한 백사장의 추포해변이 모습을 드러낸다. 해질 무렵 화려한 서쪽 하늘 노을을 감상하기 안성맞춤이다.

팔금도에서 은암대교를 건너면 우리나라에서 열두 번째로 큰 자은도에 이른다. 은암대교 아래에는 이곳에서 유일한 횟집이 하나 있는데, 한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생선이 있다. 잡은 후 바로 먹지 않고 냉장고에서 하루정도 숙성시킨 후 먹는 민어회는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기 때문에 가격 또한 만만하지 않다. 그렇지만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그 맛을 한번이라도 느낀 사람이라면 또 다시 찾게 된다는 민어회. 자은도 여행을 계획했다면 민어회 한 접시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무려 아홉 개나 되는 해수욕장을 거느리고 있는 자은도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분계해수욕장이다. 해안 길이는 1km 정도로 비교적 작지만 모래와 뻘이 섞여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는다. 한참을 걸어 나가도 바닷물은 허리를 넘지 않을 만큼 경사도 완만하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전통 어로방식인 후릿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체험행사도 해볼 수 있다. 여러 명이 힘을 합쳐 그물의 양쪽을 잡아당기면 각종 물고기들이 그물 속에 걸려든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마저도 그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해수욕장 앞으로는 소머리에 솟은 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소뿔섬(우각도)이 특이한 모습으로 떠 있고, 뒤편으로는 해안선을 빼곡하게 채운 수령이 200년 이상의 소나무들 사이로 수림대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을 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재미있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여인송이 눈길을 끈다. 여인의 몸매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느긋한 걸음으로 송림숲길을 걸어보자. 섬으로 떠나는 여행은 사람들의 마음마저도 여유롭게 만든다. 그래서 작운 풀 한 포기, 바람 한 줌에서도 행복함을 느끼나보다. 올 여름은 천사들이 사는 섬마을로 행복한 여행을 떠나보자.

신진횟집 061-271-0008
신육일관 061-271-6767
섬마을음식점 061-262-2626
육일관 061-271-6767

대성모텔 061-271-3488
구영민박 010-2433-5373
청수장 061-271-1565
유성모텔 061-261-1223

1일차 : 송공선착장 - 암태도 오도 선착장 - 안좌도 김환기화백 생가 - 안좌도 대리마을 팽나무숲 - 안좌도 천사의 다리 - 암태도 매향비 - 추포도 노두 - 추포해변
2일차 : 자은도 둔장 해변 갯벌 체험 →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 수림대 생태공원 산책

여행팁
1. 안좌도나 자은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목포항보다 압해도 송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배편이 많고 시간이 짧아 편리하다.
2. 암태도의 부속섬인 추포도로 들어가는 노두길 옆으로 콘크리트 도로가 새로 만들어져 차량이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만조가 되면 물에 잠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