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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x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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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길을 따라 천년 고찰에 이르다


화개동천이란 말처럼 화개는 예로부터 신선들이 사는 아름다운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봄이면 하얀 벚꽃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피어나 꽃대궐을 이룬다.
차를 타고 후딱 지나가기엔 아까운 길, 걸어서 쌍계사까지 봄을 즐겨보자.
천년 고찰 쌍계사의 국보와 보물들이 뿜어내는 지긋한 고전미는 하동을 봄의 나라로 이끌어낸다.


섬진강 줄기의 끝자락을 보듬고 있는 하동은 예로부터 악양동천과 화개동천으로 불렀다.
‘하늘과 맞닿아 신선이 살고 있을 만큼 아름다운 경치로 둘러싸인 곳’이란 그 말처럼 하동은 아름답고 살기 좋은 땅이다.
그중, 한겨울에도 칡꽃이 만발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화개(花開)는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고, ‘화개장터’라는 노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섬진강 물길 따라 경상도·전라도 사람들이 3일과 8일마다 한데 모여 장을 이루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던 화개장은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그 모습은 현대식으로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시끌시끌하고 사람냄새가 나는 곳이긴 매한가지다.


동백이 붉은 꽃송이를 땅 바닥에 뿌려대는 늦겨울이 지나면 봄은 맹렬한 기세로 겨울을 따돌리고 매화와 산수유를 꽃피우며 여름을 향해 치닫는다.
화개골의 봄꽃잔치는 산수유꽃이 피고난 후, 봄이 다 끝났는가 싶을 때 겨우 시작된다.
지리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화개천을 이루고 그 양옆으로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는 이맘때가 되면
새하얀 꽃 터널을 이루어 장관을 만들어 내는데, 바로 벚꽃 십리길이다.
무려 5km에 달하는 거리의 양쪽에 수령 50살 이상의 벚꽃들이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면서 화개는 온통 꽃천지가 된다.
화개의 벚꽃 길은 화개 시외버스 공용버스터미널에서부터다.
1km쯤 올라가면 화개초등학교 앞에서 가는 방향과 오는 방향의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여기서부터 벚꽃 터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화개천에 독특한 약수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삼신마을 앞에 있는 이 약수는 화개천의 한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바위틈에서 솟아난다.
물맛이 약간 떫으면서도 새콤하고, 고약한 유황 냄새를 풍기는데, 사람들에게는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왔다.
냇물 한가운데에서 솟는 약수터를 보호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지붕을 만들어 놓기도 했지만 비가 많이 올 때에는
냇물이 불어나서 여지없이 약수터도 물속에 잠겨 버리고 만다.
연인이 두 손을 꼭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를 한다고 해서 ‘혼례길’이라고도 불리는 벚꽃 십리길은 쌍계사까지 이어진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오르면 속세를 떠나 부처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인 ‘삼신산 일주문’이 쌍계사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일주문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금강문은 속세의 더러움을 씻어 내는 장소다.
그리고 절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은 선량한 사람을 돕는다는 지국천왕, 광목천왕, 증장천왕, 다문천왕 네 명의 수호신을 모신 천왕문이다.
세 개의 문을 모두 지나면 비로소 천년 고찰 쌍계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9층 석탑 뒤로는 팔영루가 눈에 들어오는데,
우리나라 불교음악인 범패(梵唄)의 창시자였던 진감선사가 섬진강에 사는 물고기들을 보고 팔음률로 어산(漁山)을 작곡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보 제500호인 쌍계사 대웅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13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차나무도 봄기운을 받아 옅은 초록의 새순이 예쁘고 탐스러운 색을 한껏 뽐낸다.
쌍계사에서 내려오는 길엔 도심다원의 「한국 최고 차나무」를 찾아보자. 높이 4.2m, 둘레 57cm로, 주변의 차나무들과는 키와 굵기부터 확연하게 다르다.
이 나무에서 딴 찻잎으로 만든 수제차 100g은 소형차 한 대 가격과 맞먹기까지 한다는데 그 맛은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동녹차를 왕의 녹차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무려 1200년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차나무를 가꾸고 지켜왔기 때문이다.


구례와 하동을 연결하는 남도대교의 봄모습



섬진강의 봄은 여느 강보다 아름답다



악양의 고소산성에서 내려다 본 섬진강의 모습



벚꽃 십리길은 이른 아침에 둘러보아야 덜 붐빈다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십리 벚꽃길은 마치 눈이 내린듯 아름답다



차밭과 어우러진 벚꽃이 탐스럽다



화개천의 한 가운데에는 약수가 샘솟는다



김동리의 소설 '역마'를 주제로 한 테마 공원이 화개에 있다



화개천의 맑고 깨끗한 모습



쌍계사로 들어가는 길은 마치 숲속을 거니는듯 하다



화개장터의 모습



악양의 최참판댁



악양의 명물 부부송의 모습



하동은 왕의 녹차를 만들어내던 곳이기도 하다



소설 토지의 최참판댁 모토가 된 악양의 '조씨고가'



악양은 돌담길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하동은 재첩이 많이 잡히기로 유명하다















맛 집



단야식당(사찰국수) 055-883-1667


동백식당(은어회, 참게탕) 055-883-2439


옛날팥죽(팥죽) 055-884-5484


태봉식당(참게장정식) 055-889-2466









잠자리



쉬어가는 누각 055-884-0151


화개펜션 055-884-6673


아름다운산골 055-883-7601


방갈로 민박 055-883-3278









여행 추천코스 및 팁



1일차


화개장터 - 벚꽃길 - 화개천 - 쌍계사 - 천년차나무


2일차


악양 평사리 - 최참판댁 - 한산사 - 고소산성 - 악양읍 돌담길



1. 벚꽃축제가 열리는 시기에는 되도록 오전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덜 붐빈다.


2. 벚꽃축제 기간 동안 화개에서 방을 구하기 어렵다면 구례에서 알아보는 것도 좋다.


3. 화개장터에는 김동리의 역마를 테마로 한 공원이 있어 쉽게 소설의 줄거리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