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켜고 며칠 잠을 자서 그런지 어제부터 컨디션이 영 메롱입니다. 코도 막히고 머리도 띵하고..
아마도 감기가 걸린 것 같습니다. 아님 더위를 먹었거나...
결국 오늘은 닌빈, 땀꼭 관광은 포기하고, 대신 하노이 시내와 주변 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을 먹고서 타이레놀 하나를 먹은 후 다시 호텔에 누워 한숨 자고 났더니 조금 나은 거 같네요.
아무튼 8:30이 조금 넘어 호텔에 check out을 한 다음, 트렁크와 그 동안 사 모은 물건들을 keeping 시킨 후, 택시를 타고 하노이 대성당으로 갑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이른 아침부터 미사를 드리는 사람들로 성당은 꽉 찼습니다.
물론 나 같은 관광객도 몇 명 보이긴 했지만, 자유롭게 둘러보긴 힘들었습니다. 그냥 조심스럽게 사진 몇 장을 찍어봅니다
베트남의 대부분 국민들의 종교는 불교입니다. 약 80%인구가 불교를 믿는다고하니 불교의 나라가 맞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 식민지시대부터 시작된 천주교는 도이모이 정책을 펴면서 모든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면서 번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선교의 자유는 아직 없다고 하네요.
외벽에 페인트 칠이 벗겨져서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제 눈에는 오래된 건물에서 풍기는 중후함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성당의 내부모습입니다. 조심스럽게 한 장을 찍었습니다.
아마도 미사를 드리는 순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함께 여행 온 아내의 친구 중 한 명이 천주교 신자인데요, 이날은 하노이에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성당의 전경은 다른 곳에서의 우아함은 느껴지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음이 잘 느껴집니다.
성당을 휘~ 둘러보고서 성당 앞쪽의 상가들을 탐색해 봅니다.
여러가지 상가들이 많고 가격도 시장 쪽 보다는 많이 비싼듯하네요.
우리나라 물가와 비슷한 수준이니 꽤 비싼 축에 속합니다.
하노이 시내에는 한국 자동차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대우자동차가 많습니다.
몇 군데 아이쇼핑을 하고서, 찾은 곳은 cake 전문점으로 보이는 레스토랑입니다.
실내는 총 3층 구조로 되어있고, 손님들도 꽤 많은 걸로 봐서 제법 유명한 곳인듯 합니다.
분위기도 고급스럽고 좋습니다만, 에어컨이 없어서 무척 더웠습니다.... ^^
캬라멜 마끼야또 두 잔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물도 두 병..
더불어 맛있게 생긴 cake도 네 조각 시켰습니다. 생긴건 그래도 제일 앞쪽에 있는 녀석이 젤로 맛있었습니다. ㅎㅎ
히히덕 거리며 cake과 차를 마신 뒤, 주변에 약국이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다행히 성당 뒤쪽으로 병원이 있는데 그 근처에 약국들이 많이 있다고 하네요.
거기서 감기약 몇 개를 사서 먹고난 다음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서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밧짱(Bat Trang)이라고 하는 도자기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저씨에게 미터기로 가자고 했는데, 영 미덥지가 못합니다. 미터기 말고 그냥은 얼마냐고 물었더니 50달러를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안된다고 했더니 30달러에 가자고 합니다.
베트남 화폐로는 50만동. 대략 2만8천원 정도니까 적당한 가격같아서 오케이를 했습니다.
바짱까지는 대략 40분, 25km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거기서 쇼핑을 한 시간 정도 할 것이고, 그 다음 하노이 시내로 데려다 주는 비용까지 50만동이면 괜찮은 가격이 분명합니다.
실제로 가보니 택시비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비포장 도로도 한참 들어가는 시골마을이었거든요.
마을에서 처음 보게 된 이상한 이 물건은, 가마에 불을 뗄 때 쓰는 연료라고 합니다.
완성된 도자기들은 저렇게 자전거를 이용해서 옮기는데,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
내가 차를 가져왔다면 정말 한 가득 사가고 싶은 것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아주 근사하게 잘 만들어진 도자기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고급스런 자기들은 제법 번듯한 가게 안의 조명을 받으며 전시되어 있는데,
집안에 놓아두면 꽤나 근사할 것 같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지 못하게해서 사진은 남겨올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아내는 살림을 해서 그런지 이런 류의 제품들에 관심이 많고 또 갖고 싶은 것도 많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혼 안한 친구들은 구경은 좋아하지만 사고 싶은 생각은 없어 보였습니다. ㅎㅎ
도자기 공장의 아가씨 모습입니다
예쁘게 생긴 화분이 세트로 놓여 있습니다.
도자기 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드디어 마음에 드는 가게 하나를 골랐습니다.
여기서 아내와 친구들은 한참을 만지작 거리며 물건들을 고르고 있습니다. 그럼 저는?
도자기를 굽는 공장 안쪽을 둘러보았는데 이 가게는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는 모양입니다.
인심좋게 생긴 아저씨가 도자기들과 악세사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열심히 설명을 해 주신 덕분에 꽤나 많은 것들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설명이 없어도 사진만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아저씨는 외국어를 하시지 못합니다. 하지만 눈짓과 몸짓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더라구요.
마당에는 강아지 두 마리가 열심히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어딜가나 강아지는 참 귀엽습니다.
틀 속에 반죽을 붓고서 손으로 톡톡 치면 속 안에 공기가 빠지면서 골고루 스며들게 됩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굳고나면 틀을 쪼개고 그 속에 완성된 도자기를 꺼냅니다.
악어모양의 물건이네요.
꽃잎모양, 악어모양 등등이 많은데, 어항 같은 것 속에 넣어 두는 모양이에요.
꽃잎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은 물 위에 놓으면 둥둥 떠 있습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우리들을 졸졸 따라 다니다가, 결국 길거리에서 냉커피를 파는 아줌마와 냉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습니다.
오늘 수입이 괜찮았는지 우리들에게도 커피를 산다고 한 잔씩 마시라고 하네요
밧짱은 생각보다 아주 조용하고 한가로운 곳입니다.
물론 하노이를 조금만 벗어나도 시골마을 그 자체이긴 하지만 말이에요.
어느정도 물건도 구입하고, 구경도 마친 뒤 하노이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바짱에서 쇼핑을 마치고 하노이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구시가 쪽으로 가는 길에 시티투어를 나온 신까페 미니버스가 지나갑니다.
그런데 조수석에서 누군가 몸을 반쯤 내밀고 신나게 손을 흔들며 제 이름을 부릅니다.
바로 어제와 그제 투어를 하는 동안 우리를 안내했던 가이드 꾸엔입니다.
얼마나 기쁘게 손을 흔들던지, 저도 모자를 벗어 신나게 흔들어 대답해 주었습니다. ^^
구시가 입구의 리틀하노이는 여행자들에게 스프링롤이 맛있기로 잘 알려진 음식점입니다.
하지만 에어컨이 없는 식당이라 조금 더울 수도 있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어디 작은 마사지샵에서 발이나 주무르기로 합니다.
사실 첫 날 호텔에서의 황당한 사건 때문에 조금은 미덥지를 못해서 고급 스파를 찾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구시가 근처의 작은 마사지샵을 찾기로 합의를 봅니다.
하노이 대성당 옆에 있는 작은 가게를 찾아서 들어갔는데,
아주 작은 실내에 나이가 많은 아주머니 몇 분과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대여섯명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마사지를 하는데, 정말로 시원하고 좋더군요.
마사지 학교에서 자격증을 따서 마사지를 한다고 합니다.
가게 이름이 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다음에 가게되면 꼭 다시한번 들릴 계획입니다.
마사지를 받고나니 몸이 한결 가뿐해집니다.
시내의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한 후 호수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는 첫 날 들렀던 그 식당으로 다시 갑니다.
베트남은 중국문화가 오랫동안 스며들어서 그런지 음식이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편입니다
국물도 간이 잘 맞아서 맛있고, 소스도 맛이 있습니다.
음식에 대한 선입견만 갖지 않으면 될 것 같습니다.
짧은 베트남 여행, 마지막 날은 더위까지 먹는 바람에 조금은 힘들었지만 못내 아쉽고 미련이 남습니다.
사실 베트남의 극히 일부분만 볼 수 있었던 여행이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싸파지역도 함 가보고 싶었고, 무이네의 사막도 가보고 싶었고, 메콩델타도 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미련이 남는 만큼 또 다시 찾게 되리란 생각도 해 볼 수 있으니 더 잘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내년에는 호치민에서 출발하여 라오까이의 싸파까지 조금은 긴 여행을 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땐 베트남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서 가야겠지요?
그 동안 여행기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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