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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심기

쏘가리/송영관 2014-05-23 23:00:58 2


예전엔 모내는 날이 마을 축제였습니다.
모판에 주저앉아 손으로 모를 찌고(뽑고) 한다발씩 묶어 지게에 가득지고는 논한가운데 던지곤했지요.
논뚝에 앉은 어린아이들과 할배들이 모줄을 옮기고 , 모심는 사람들이 흥이 나서 노래를부르며 한줌한줌 심었습니다.
점심때가 되면 어머니들이 머리에 이고 손에 들고 온 하얀쌀밥과 맛난 반찬들과 시래기국으로 점심잔치가 논뚝에서 벌어졌지요.
모심는 사람들도 , 모심는 것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하나가 되는 그야말로 밥상공동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네모난 모판을 한사람이 운전하는 모심는 기계로 논바닥을 오갑니다.
모심는 사람도, 모심기를 구경하는 사람도, 점심을 먹는 사람도 모두 한산하고 쓸쓸해 보입니다.
편리하긴 하지만 옛날의 정겨운 모습들은 하나도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
그마나 아파트단지에 갖힌 마지막 남은 땅위에 모심기를 구경할수 있는 것도 오래가지 않을것 같아서 이마저도 고마울 뿐입니다.
아침 저녁 산책하면서 돌아 본 양주벌 모내기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