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새벽 기온은 대기중의 습한 공기를 산 아래로 가라 앉혔다. 지리산 주능선이 섬처럼 떠있는 이른 아침.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고요한 아침이었다. 천왕봉이 지척으로 다가왔고 반야는 더욱 크게 보였다. 이 시간에 바래봉에 서 있어도 참 좋았겠다. 하지만 마냥 바라보고 있을수만은 없었다. 서북능의 양쪽이 모두 구름바다였다. 진달래는 맺혀만 있고 생강나무만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런 구름과 안개가 이렇듯 많은 물을 내리는가 보다. 계곡에는 현호색도 있고. 괭이눈도 있고. 한달여를 비워 둔 처갓집 텃밭에도 야생화가 있었다. 역시 야생화는 야생하고 있어야 한다. 앞마당의 야생화는 잡초일 뿐이다. 체리부부♥향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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