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2시 밀양의 노란 병아리가 집을 나섰다. 아직은 무섭고 주저스런 마음이 가슴을 짓누른다.
경주라는 곳이 낮선 곳은 아니지만, 다만 나 혼자 노란색이라는 점이 두렵다.
어쨋던 오후 6시쯤 경주역에 도착하여 시간풍경님께 도착 했음을 알리는 전화를 넣었으나 연결이 아니된다.
이어 처리님께도 연락을 드려본다. 다행이 다정스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7시30분에 약속된 장소에서 만자고.......
할 일이 없어진 병아리는 경주의 밤거리를 헤메고 헤메며 삼각대를 구하러 다닌다.
시간은 흘러 7시30분, 처리님의 전화가 들어온다.
얼른 정신을 차려 노란택시를 타고 삼포쌈밥집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처럼 두려웠던 순간이 실제로 일어난다. 얼른 이름들이 떠오르지 않아 머리속이 하얗다.
아아! 일월님을 향적봉이라 했으니 이리 송구할때가.......
속속 나오는 색깔이 다른 어른 닭들이 도착 아연 긴장이 된다. 그러나 불쌍한 노란 병아리는 두 번에 한번씩 숨을 고를뿐이다.
밥이 어디로 들어 가는지는 더더욱 모르겠다.
시간이 흘러 안압지에 도착 야간 촬영에 임하게 되었지만 속은 타고 팔은 부들부들 떨려 옴을 어쩔 수 느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삼각대를 빌리게 되어 (빌려 주신분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아 언급이 없어 죄송합니다)
난생처음 야간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막연하기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다행히 일월님 비롯한 여러분들의 조언에 힘입어 시도는 하였것만 결과물은 나의 머리속같이 하얗다.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 숙소에 도착했다. 그기서도 어른 닭들이 몇 모여 계셨다.
서우, 미소님 등(이름을 몰라 일일이 적지 못함을 용서 바라며) 늦은 시각 시풍님,
처리님께서 준비한 야식을 가운데 두고 들러 앉으니 긴장이 약간은 풀린다.
더구나 소주가 한 잔 들어가니 마음이 제법 편안해짐을 느낀다.
밤이 이슥토록 나누던 안부와 사진 이야기를 안주 삼았다.
그러니 더더욱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이젠 눈을 좀 붙이자. 새벽2시경으로 기억된다. 잠든 시각이.........
다음날 새벽 시풍님과 몇 분이 현지 답사를 나가시는 소리에 잠은 깨었으나 몸은 일어나지지 않는다.
5시30분 토함산에 올라 일출을 보려 하였으나 노란 병아리가 안스러워 보였는지 구름을 밟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구름속에만 머물러 있다.
이어 안개 자욱한 아침 송림을 기대하며 삼봉에 도착(중간에 어디서 잠시 머물렀으나 지명을 모름) 비로소 아침 촬영에 들어간다.
그러나 난 무얼 찍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주눅이 들어도 한참 들었다.
그래서 혼자서 이리저리 헤멘다. 역시 결과물은 황이다.
불국사 가기가 슬며시 겁이 난다. 아침 식사는 산해진미였으나 어디로 들어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쨋던 가로수 단풍을 찍고 불국사에 도착했다.
자-! 이제부터 자유촬영 시간이다.
그러나 찍을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쨋거나 정신없이 이곳 저곳 헤메어 본다.
그래도 결과물은 또 황이다.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 결과이지만......
아무튼 점심을 위해 부산식당에 다 모여 앉았다.
산채 비빔밥, 이보다 소주가 더없이 반갑게 느껴진다.
속이 까맣게 탄데는 소주가 영약이라나.......?
나에겐 결과물이 없는 출사였지만 이렇게 많은 추억을 만들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귀향열차에 몸을 싣고 돌아오는 길에 두분과 한자락 추억을 더 만들었으니 그래도 노란 병아리는 행복하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순간순간을 사랑할때가 되었나 봅니다.
만나서 행복했고 반가웠습니다.
모두모두 존경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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