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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00  F2.8 VR을 사용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조리개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이 렌즈의 선예도는 너무나 정평이 나 있어서 야외에서 촬영이야 당연히 최상일테지만
공연같은 조명아래서 망원이 가끔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럴때는 밝은렌즈와 ISO가 너무 절실하지요
D200에 70-200  F2.8 VR ..제가 딱 원하는 조합이었지요.

그런데 시간풍경님이 카메라를 빌려주시니 사진 찍을 일이 자꾸 생기더라구요
아무래도 D200 이 제게 오려고 준비하는 듯한 느낌까지 받게 되었어요 ㅎㅎㅎㅎ

어제 저녁 이루마 공연이 있었어요.
이루마가 누군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려나? ^^
태진아 아들 이루가 아니구요 피아니스트겸 작곡가 이루마예요.
남편도 그러더라구요 이루마가 유명한 애야? ㅎㅎ
음..유명한애구 말구....피아노 넘 잘쳐..그랬죠.
이루마가 지금 군복무중이라서 해군 군악대에 있습니다.
그래서 군인들을 위한 공연이 있었어요.
저도 몰랐는데 남편이 갑자기 그런 공연 있다고 가자고 하더라구요

기회는 이때다 싶었죠.
그런데....
200에 70-200 을 딱 마운트 하는 순간 절망하고 말았습니다.
와.....진짜 무겁더라구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냥 가져가 아니면 85mm 가져가?????
그래서 가방에 85mm 넣어가지고 70-200 끼운 200 이를 완전히 아기 안듯이 안고 갔어요. ㅎㅎㅎ

좀 일찍 가서 70mm 로 무대 전체 다 잡을 수 있는 거리쯤에 자리 잡고 앉았지요.
일반공연같으면 사진 찍을 생각 하지 못했을텐데
이건 그런 공연이 아니라서 가능했어요.

ISO - 400 정도 해서 보니 그래도 셔터 속도가 나오지 않더라구요
무대는 항상 움직이는 곳이기때문에 셔터속도가 느리면 흔들려요.
조리개 활짝 열고 ISO-1600까지 올려봤습니다.

결과물에 대한 걱정도 되었지만
일단 카메라를 믿고..렌즈를 믿고....
ISO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조절해서 찍었습니다.
그만하면 괜찮더라구요
200mm로 당겼을때 조금 더 가까이 앉을걸 하고 후회도 했지만 뭐 얼굴 알아볼 정도는 되었습니다.

공연 다 끝나고 샹들리에가 너무 예뻐서 나 한장 남편한장 서로 찍어주었는데
아무래도 ISO가 800 이다보니 깨끗하진 않더라구요
너무 어두워서 그렇게 안하고는 찍을수가 없었어요.
것도 삼각대 없이요. ^^

하여튼 참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 렌즈는 제것은 아닌 거 같아요
맑은날에는 18-200 VR 도 제게 만족을 주거든요 가볍구요.
어짜피 맑은날 사용할거면 18 - 200 도 나쁘지 않아요.
이 70-200  F2.8 VR 은 저처럼 거리를 걸어다니면서는 찍을 수 없는 렌즈에요.
삼각대 위에서 우아하게 자태를 뽐내야 하는 녀석 같아요. ^^
제 스탈은 아니죠.

나중에..나중에..제가 혹시라도 이런 공연 사진을 정말 많이 찍을 기회가 온다면
그때나 생각 해보려구요

늘 애인 그리워 하듯 그리워 한 70-200  F2.8 VR 을 사용해 본것만으로도..
그래서 내가 확실한 결론을 얻은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시간풍경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