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부터 억수로 퍼붓던 비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향적봉님께서 손수 전화를 주시어 전주는 비가 계속 내리는데 괜찮겠느냐 물으신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 출사가 그렇듯 비야 오거나 말거나 그리 신경 쓰이진 않는다.
비가 내려 사진을 못 찍으면 드라이브했다치고, 아침밥 맛있게 먹는 게 처리닷컴 출사다.
먼 여행길 전날은 늘 잠을 설친다. 새벽에 두어번 깨고, 3시가 조금 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3시 50분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옥정호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그치고 해가 뜨면 좋겠는데... ^^;;
김밥 8줄을 사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서로 나눠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내 옆에는 무지개삼촌(정말 닉네임이 무지개 삼촌인 줄 아는 분을 위해 그게 아니란걸 밝힌다. 레인보우가 원래 닉이다.)
뒷자리엔 일월형님과 성택형님. 그리고 그 중간에 낀 수인님.. 한잠도 못자고 나왔다고한다. 자면 못 일어날까봐.
그래서 차안에선 내내 잠을 ㅋㅋ 그래도 다행이다. 코는 한번도 곯지 않았다.
이윽고 옥정호에 도착하니 이미 또순여사님과 향적봉님이 와 계셨다.
비도 역시 계속 부슬거리며 차 유리창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처음 만난 향적봉님이지만, 아주 잘 아는 사이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향적봉님의 인상이 좋아서 그런가보다. 살랑~살랑~~
시간이 좀 이르고, 어차피 해가 뜨는 건 보기 틀린 것 같아 차 안에서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7시 20분 쯤.. 오봉산을 포기하고 국사봉에 오르기로 했다.
오봉산은 이미 안개로 가려서 올라가봐야 소용이 없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국사봉 주차장에 도착하니 7-8대 정도의 차들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늦게 올라가면 설 곳도 없을 게 뻔하다.
서둘러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삼각대를 펴고 있으니 일월형님이 부르신다.
더 올라가자고. 헥.. @@ 비오는데... ㅠㅜ
하여간 더 올라갔다. 비를 맞으며 정상에 도착해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
향적봉님께서 상을 피셨다. ㅎㅎ
체리마님께서 정성스레 만들어주신 예쁜 떡과 금술잔에 담은 향긋한 곡차(삼손형님께서 참석하셨음 그거 다 마시셨을텐데..ㅋㅋㅋ)
그리고 향이 너무 너무 좋고 진하고 따뜻한 국화차. (아직도 입 속에 그 향이 전해지는듯..)
다른 취향을 고려해서 커피와 따뜻한 물까지 준비해오신 그 자상함과 섬세함에 놀랐다.
내려오는 길 전망대에서 단체사진 한번 찍고, 콩나물 국밥을 위해 전주로 향한다.
전주 남부시장 골목의 콩나물국밥집들...
공기밥에 함께 나오는 계란 반숙과 김이 모락모락나는 콩나물 국밥. 그 위에 깍뚜기 하나를 올려 먹는 맛이란.. 꼴깍...
아침은 내가 사려했으나 이마저도 향적봉님께 선수를 놓쳐 이래저래 신세만 지고 말았다.
다음에 꼭 청주로 모셔야겠다.
향적봉님과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또순여사님을 꼬신다.
오늘 땡땡이치고, 같이 군산으로 가자고. ㅋㅋ 역시 또순여사님은 사진을 사랑하시는 게 맞다.
12시에 철길을 지나기 때문에 조금 서둘러 군산 경암동으로 향했다.
군산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경암동으로 갔더니 벌써 기차가 들어오고있다. 허거덕... @@
서둘러 몇 장을 찍고서 기차가 지나간 다음 천천히 마을을 둘러 보았다.
아직도 정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그리고 비도 그쳐 너무 좋다. ^^;;
단체사진 한장 박고, 다시 짐을 챙겨 비응도로 자리를 옮겼다.
비응도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방파재로, 군산공단을 지나서 있다.
도착하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하늘의 먹구름들이 멋지게 뿌려져있고, 발전기도 뺑글뺑글 잘 돌아가
그 분위기를 찍기는 그만이다.
시간을 보니 2시. 4시 반까지 청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월형님의 말씀에 청주로 올라가기로 했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서천으로 향해, 철새의 군무를 보는 것도 좋을 텐데 조금 아쉽다.
올라오는 길. 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하고 청주에 돌아오니 4시 반이다.
역시 난 시간 약속을 참 잘 지킨다. ㅋㅋ
날씨가 좋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멀리 전주에 계신 향적봉님을 만나뵐 수 있어 너무 좋았고,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 마음 한 구석이 훈훈하다.
다시한번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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