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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사진으로부터의 탈출하자   




글․사진 박동철






유난히 봄이 짧았던 올해, 산과 들에 알록달록한 꽃들이 지천으로 피는가 싶더니 이젠 녹음이 우거진 여름의 한가운데 서있다. 세상이 온통 초록으로 물든 여름은 쨍쨍한 한 낮 태양의 열기만큼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지는 마음도 함께 솟구쳐 오른다. 1인 1디카 시대라고 불릴 만큼 대중화된 카메라라고는 하지만 찍는 방법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 하지만 이젠 걱정하지 마시라. 단지 몇 가지 팁만으로도 충분히 식상했던 지난 사진들로부터 탈출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1. 여행지에서의 이른 아침은 황홀한 감동으로 남는다.




모처럼 떠난 여행지의 밤은 그냥 쉽게 흘려보내긴 아쉬운 법. 그래서 결국 밤이 새도록 술과의 전쟁을 치른다면 다음날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잠으로 모든 시간을 허비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젠 좀 달라지자. 멋진 풍광의 자연을 만끽하기위해 떠난 여행이니만큼 그 곳의 풍경도 제대로 찍어봐야 하지 않을까? 사진에 나타나는 환상적인 색깔의 자연은 대부분 해가 뜨거나 질 무렵에 나타나는데 그 것은 태양으로부터 전달되어지는 색온도 때문이다. 이때는 색온도가 아주 낮기 때문에 하늘 주변이 붉은 색으로 물들어 사진의 느낌도 더욱 강렬해진다. 똑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이라도 찍는 시간이 다르면 사진의 감동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진을 더욱 붉게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WB(White Balance)를 구름모드로 놓으면 되고, 해 뜨기 전의 차갑고 시원한 느낌을 더욱 배가시키려면 형광등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해뜨기 전의 색온도


            해 뜰 무렵의 색온도


              한 낮의 색온도




  


2. 셔터는 두 번에 나눠서 누른다.




모든 카메라의 셔터는 두 번에 나눠서 누르게 되어있는데, 반만 누르는 반셔터는 초점을 잡기위해 취해지는 동작이다. 초점이 맞으면 초점부위가 초록색으로 깜빡하고 색이 바뀌며 ‘삐빅’소리를 낸다. 그 상태에서 셔터를 조금 더 깊이 눌러주면 보이던 영상이 그대로 촬영되어 메모리에 저장된다. 참 쉽죠~~잉? 하지만 그렇게 찍어서는 남들과 다른 사진을 만들 수 없다. 대부분 초점 포인트가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찍으려고 하는 물체를 한 가운데 두고 초점을 잡게 되는데, 이런 사진은 너무나 식상하고 불균형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셔터로 초점을 잡은 다음엔 카메라를 돌려 제대로 된 구도를 잡아야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구도를 바꾸면 노출과 초점이 틀려지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ⅰ) 원하는 곳에 반셔터를 눌러 초점을 잡는다.


ⅱ) 화면을 살짝 돌려 원하는 구도를 잡는다.


ⅲ) 셔터를 끝까지 눌러 촬영한다.













             초점을 얼굴에 맞춘 후 그냥 찍은 사진


    초점을 얼굴에 맞춘 후 구도를 바꿔 찍은 사진




 


3. 살짝만 비켜나게 배치해도 인물이 돋보여요




그러면 어떤 구도로 촬영해야 할까? 사물을 화면 속에 배치할 때는 가급적 삼분할 법을 적극 활용해보자. 요즘 디카에는 LCD 창에 Grid 가 보이는 것들도 있는데, 가로와 세로를 각각 3등분해서 그 만나는 교차점이나 선들의 위치에 주요 사물들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런 분할법을 기본으로 아래의 몇 가지 팁을 활용하여 사물을 배치해보자.


▶ 사람의 관절부위가 수평선이나 화면의 끝 부분으로 분할되지 않게 할 것(목, 손목, 발목 등)


▶ 수평선이나 지평선은 화면에 가운데에 오기보다 1/3 위쪽이나 1/3 아래쪽에 위치하게 할 것


▶ 인물을 촬영할 때는 배꼽 정도가 화면의 가운데에 온다고 생각하고 구도를 잡을 것


▶ 인물을 1/3 왼쪽이나 오른쪽에 배치하고 진행방향이나 시선의 방향으로 여백을 더 줄 것.













뛰어가려는 방향으로 여백을 주어 균형이 잡힌 구도


        아이의 뒤쪽으로 여백을 주어 불안한 구도


 


 



 


4. 플래시만 잘 써도 절반은 성공.




카메라에 달린 조그만 플래시를 잘 이용한다면 남들과는 다른 사진들을 찍을 수 있다. 밤에는 물론, 낮에도 말이다. 그늘에서 사람을 찍을 때나, 해를 정면에 보고 찍어야 하는 경우에는 찍을 사람의 얼굴은 어둡고 까맣게 나오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 플래시를 살짝 터뜨려 준다면 배경도, 인물도 모두 OK!


하지만 플래시는 어디까지나 주광원이 아닌 보조광원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플래시를 너무 세게 터뜨리면 주변과 조화롭지 못해 어색한 사진이 되기 때문에 되도록 약하게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진을 만드는 비결이다. 어두운 야간에 촬영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바로 ‘Slow Synch’라고 불리는 저속동조가 바로 그것이다. 멋진 야경을 뽐내는 곳에서 인물을 함께 촬영하고자 할 때 쓰이는 방법인데 이때는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삼각대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플래시를 저속동조 모드로 놓고 촬영한 사진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촬영한 사진


 
 


5. 어딜 다녀온 거야? 배경도 신경 쓰자.




이름 난 여행지를 다녀오고서도 남들에게 떡하니 사진을 보여주니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본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주변 배경을 신경 쓰지 않고 촬영한다면 어느 곳엘 가도 사람모습만 크게 나온 증명사진이 되고 말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그 속에 함께하고 있는 인물을 함께 돋보이게 하고 싶다면 인물의 크기를 너무 크게 표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너무 작게 표현하면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은 단순하면서도 주제와 색깔, 밝기 등이 상반되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것을 화면 속에 담기보다 단순하면서도 의미전달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곳을 골라야 제대로 된 사진이 만들어 진다는 걸 기억하자. 추억이 담긴 소중한 사진,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사진이 되도록 연습을 통해 내 것을 만들어야겠다.













배경이 없어 어딜 가서 찍었는지 알 수 없다


뒤쪽의 배경 때문에 여행지의 풍경이 잘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