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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 손 ^^

또순여사™/박도순 2010-11-12 15:31:2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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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다니던 산책길에서
욕심없이 자리를 내어주는 가을의 겸손을 본다.
입동이 지나더니 겨울 재촉이 빨라졌다.

진료소에 모이는 어르신들은
겨울 김장 준비 이야기를 나누며
지난 1년간 '그 분'이 하신 일도 평가한다.

올해는 날씨가 지랄맞게도 했다느니....
워짠~~~ 비는 그렇게 많이 내리냐느니....
서리는 왜 이리 빨리 내려서
배추 무를 얼게 하는지 모르겠다.... 등등
글쎄... 모두 모두 큰일이라고 하신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지만
가만히 듣고보면 감사와 격려보다는
원망과 불평의 말을 더 많이 뱉고 사는
우리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모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도
속은 있어서 나도 모르게 큭큭 웃음이 나온다.

날씨가 지랄맞게 안할때는 감사했나?
비와 바람이 적절하게 좋았을 때는?

짐승 우는 소리를 내는 겨울 바람에
'그 분'의 잘못하심이라고 믿는
우리의 미련함을
미련없이 훌훌 날려버릴 일이다.

이제는 우리도
저 앙상한 나무처럼
겸손하게 내려놓고 '그 분'의 긍휼하심을 구하자!

오직 범사가 감사할 뿐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