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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대신 닭

장군나리™ 2007-03-20 10:19:28 2






♪ (stop = ■)





도시락통에 든 '이팔에이백'이 친구의 손에 들려 왔다.
하필 이번 주말에는 산에도 못갈것 같고 이 넘을 물려보긴 해야겠는데..

토요일. 마침 외곽으로 나갈 기회가 있었다.
한구비의 고개를 오르는데 '야생화 구경오세요' 라고 쓴 플래카드가 보였다.
어렵게 찾아는 갔는데.. 사진은 안된다는 것이다.

사진가들이 물방울 안떨어지게 하는 뭔가를 섞은 물을 분무해서 죽은 야생화도 있고
사진 찍어다가 자기집 것이라고 광고용으로 쓴다나..

이해가 갈듯 하면서도 좀 섭섭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군가.. 나는 사진가도 아니며 분무기로 뿌리지도 않을것이고
꽃장사도 아니며 매크로렌즈도 없으니 들이댈 일은 더더욱이 없을터인데.

급수시설을 보수중인 젊은 쥔장과 한참을 얘기한 끝에 출처를 밝히기로 하고
명함을 건네주고는 설득을 하는데 일단 성공했다.

한동안 잘 썼지만 초점이 흐트러져서 쳐박아 두었던 칠십에이백십을 피양에게 물리고,
씨군에게는 이팔에이백을 물렸다. 늘 그랬지만 씨군은 내 등짝으로 밀려나고
피양이 앞장을 섰다. 그리고 주저없이 발사했다.
'나는 칼핀으로 승부하지는 않으리라'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키도 작고 그들의 배열 사이를 비집을 틈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조준을 해서 열심히 사격을 했다.

'이제 고만하세요!!'..   ??.. 내가 너무 열심히 쐈나?  
쥔장의 모친이라는 분이 너무도 엄숙하게 경고를 했다.
'사진작가인 내 동생한테도 아직 선을 안보였다!'..면서.

쭈그린 다리를 펴고 밖으로 나왔다.
피양에게 물렸던 비비타를 원위치 하고는 차에 오르려고
획~ 돌아 서는데 허리뒤에 있던 씨군이 옆구리를 팍~쳤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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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17
전북 김제군 금산면 야생화 농원 '오리알터'에서.

향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