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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 본문퇴출

장군나리™ 2007-02-03 11:35:32 2



♪ 너를위해 - 임재범 (stop = ■)




횡설수설




바래봉. 스님이 공양을 하는 바리때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 해서 붙어진 이름이다.







내가 바래봉을 처음 간게 82년 봄이었다. 25년여 전이다.
바래봉 아래에 있는 면양목장이던 국립운봉종축장에서
바래봉으로 길을 내고 초지를 조성하여 때에 맞춰 양을 몰고 올라다녔나 보다.






당시에 호주와 합자로 시작했던게 우리에게 완전히 넘어오고
이제는 양은 없고 소만 남은걸로 안다.
물론 지금은 바래봉이 축산용도로 쓰이지는 않는다.






바래봉 바로 아래에는 샘터가 있어 양을 먹이기에 좋았던 것 같다.
당시에도 철쭉은 있었다. 상당히 큰 자연생 흰빛 분홍빛 철쭉밭이 있었다.
관리가 허술한 시기에 많이 뽑혀나가기도 했고 나중에 복원을 위해 심어지기도 했는데
현재 팔랑치쪽으로 가장 많은 철쭉이 있는곳과 바래봉으로 오르는 길 양쪽에 심어진것으로 기억한다.













그간 몇번 바래봉에 갔었다.
작년 봄 철쭉이 절정에 이를때 갔었다. 그리고 많이 놀랐었다.
무성히 자란 산철쭉에 놀랐고, 많은 사진가들에 놀랐고, 철쭉나무만 빼고
그 주위가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히는 현장에 놀랐다.






일부 구간에 목책을 설치하고 그 주변으로 사람이 진입하기 곤란할 정도로 빼곡한
철쭉밭만 제외하곤 사람들이 득실대며 초지는 짓밟혔다.
물론 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때에 맞춰 비경이 전개되는 산은 여지없이 부지런한 산님들과 사진가들이 득실댄다.
덕유산 향적봉도 그렇고 중봉도 그렇다.
초지는 흔히 말하는 잡풀이 자라는 곳만이 아니다.
초지를 통해서 생태가 유지되고 사람들이 보기 원하는 철쭉도 수평으로 번식을 할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이미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수직으로만 자랄것이고 초지는 망가질 것 같다.






토종 야생식물은 먹을수 있는게 있다.
맛보는 수준을 넘어 망태기를 이용해 채집을 하는것은 금해야 한다.
덕유산 중봉일대의 초지는 멸종되가는 야생화의 보고이며 그곳이 없어지면
그 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는 토종자생식물은 이 땅에서 사라진다.













좋은 위치확보를 위하여 서슴없이 초지로 진입하는 사진가들은 화각손실을 감수하면 될터이고
가져온 맛난 음식을 여럿이 나누려고 넓은곳 편평한곳 모두를 전세낸 단체산객들도
앉는데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30년여 전 지리산 주능은 그다지 돌부리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백무동길도 흙냄새 진하게 나는 검정흙과 마사토길로 기억한다.
밑창이 아주 얇은 하얀색농구화로 주능종주를 했었으니까.
가만 놔두어도 비와 바람에 씻겼겠지만 그간 많은 발걸음이 그 진행을 가속 하였으리라 본다.
바위가 더욱 드러나고 흙만 있는곳은 움푹하게 패여 비가오면 수로(水路)가 된다.













당장은 목계단을 설치하여 땅을 직접 밟지 않도록 하는것이 방비책인 것 같다.
공단에서 지난해 많은 계단을 새로이 설치 한것을 보면..
어쩌면 앞으로는 이름있는 산에가서는 땅밟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다 우리 사람들로 인해 파여지고 또 그것을 보완하고 그런 형국이다.













나도 산에 간다. 모두들 산에 간다. 여러목적을 가지고 간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으로 여겨지는건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산에 가면서도 산에 사람들이 적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곤한다.





더불어 이제 발자국 없는 사진박기도 힘들어졌다.  



예?  발자국이 있어야 맛이 난다굽쇼?    으이그~~





체리부부 - 향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