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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계곡산행
향적봉/장하숙
2008-05-07 11:45:29
3
1억만 화소를 가진 인체의 눈이라 할지라도 꽃다발 속에서는 꽃 한송이만을 보지 못할 것 같다.
~ 그들만의 계곡산행 ~
처음에는 산에 든다는 것 만으로도 흡족해 했었다.
어느때 부터인가 똥그란 해가 필요했고
발아래 깔린 구름도 필요했으며
그 후로는 꽃밭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건 그의 욕심일 뿐 이었다.
그는 오늘 그녀를 위해 물로 향하면서도
결국 꽃이 있는 물을 떠올렸다.
그 버릇 어딜가겠는가..
꽃밭이 아니면 어떠랴..
그는 그렇게 위안하며 그녀를 앞세우고 계곡에 들어섰다.
꽃에 취해 시간을 보내다가 허겁지겁 가다보면 그녀는 적당한 지점에 기다리곤 한다.
그도 이제는 좀 쉬겠다 싶었는데 그녀는 먹을거 하나 남기고 휙 가버린다.
또 허겁지겁 뒤따라 가다보면 그녀는 얌전히 기다리기도 한다.
그녀는 가 버렸지만 그녀가 서 있던 곳은 이런 곳이다.
그는 초딩때를 떠올렸다. 그의 과외선생님이 시험감독을 들어왔다.
그의 주변에서 턱괸 자세로 왔다갔다 하시더니 잽싸게 그의 셤지에 손가락으로 정답을 꼭 찍어주셨다.
수달래는 참 모질게 크는 것이구나 하며 넋놓고 바라 보다가
시야에서 그녀가 사라진걸 깨달으면 그는 또 허겁지겁 뒤쫓는다.
그는 황급하게 가면서도 나중에 여기 다시와서 밥도 먹고 느긋하게 잠도 한숨 자야겠다고 생각하며 한번 뒤돌아 봤다.
그는 돌팍길을 내달리다가도
모질게 사는 수달래의 생존을 위해 큰물이 지지 않기를 바랬다.
그녀도 때론 위태스런 물길을 잘 건너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그는 늘 노심초사한다.
그는 계곡길에 들어서면서부터 1/4초로 맞추는데
한때는 0.7초를 구사했다지만 역시 미니삼각대라도 이용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의 등에 얹혀진 삼각대를 쓰기에는 그녀를 뒤쫓기가 힘들어
그저 안심용일 뿐이라고 그는 투덜거렸다.
멀리서부터 그녀가 미동도 하지 않은채 앉아 있는곳.
그녀는 지금 흥미있는 줄거리가 있을거라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떠난 자리에 그가 오래 있어도 된다는 암시였다고 믿고 싶어했다.
계곡이 깊어가며 이제 서서히 좁아지기 시작한다.
때때로 그녀가 앞서간 길을 뛰따르며 그는 깜짝 놀라기도 한다.
길 잃을 염려는 없지만 대체 어떻게 지나간건지 모를때가 있다.
입을 물속에 들이대고 싶을만큼 그는 땀과 갈증이 났다.
이제 그녀가 그의 시야에서 자주 벗어나지 않은걸 보니 계곡산행이 거의 끝나 간다고 그는 생각했다.
수달래는 끝이 나고 새악씨철쭉이 곱게 인사를 했다.
그녀의 발걸음을 본 그는 오늘 이곳에 온 걸 잘한거라 생각했다.
오늘도 그는 그녀가 좋아하는 짧은계곡 코스를 5시간 씩이나 쫓아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은 그가 그녀를 쫓아 다닌 시간이 아니고
그녀가 그의 발걸음에 맞춰 준 시간이라는걸 그도 잘 안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늘 고마워 한다고 한다.
08년5월4일.일요일
더규산 한자락에서..체리부부♥향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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