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용암사는 요즘 정말로 많은 사진사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물론 이 절이 잘 알려지는 건 좋은 일일 수도 있는데요,
실상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은 절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더구나 사진 찍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나면 쓰레기에 훼손되는 여러가지 자연들을 보면 눈쌀을 찌푸리게 합니다.
담배꽁초 아무대나 비벼서 끄고, 절에서 떠들고.. 하긴 여기까지는 양반입니다.
절은 부처님을 모시는 곳입니다.
더욱이 용암사에는 마애불이라는 암각화가 있기로도 유명한데요
큰 바위에 마애불상을 새겨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불상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입니다.
그래서 결국 불상 위쪽으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용암사에서는 철조망을 빙 둘러가며 쳐 놨는데
이제는 그 곳 마저 잘라서 들어가 사진을 찍는 분이 계시네요.
지난 토요일에도 용암사를 지나 장용산을 오르고 있는데, 50은 되어 보이시는 분이 저에게 묻더군요.
불상 위로 가는 길이 어디냐고.
그래서 거기는 가시면 안된다고, 부처님 머리를 밟고 올라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가는 길을 알려 달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그냥 모르겠다고만 하고 산을 계속 올랐지만,
속으로 내심 불쾌하고 속이 상했습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욕도 그만큼 많이 먹는 것 같아서 말이죠.
그냥 취미로 해도 될 법한 사진을 뭐 대단한 것이냥 허세와 객기를 부려가며 사진을 찍습니까?
남들이 싫다고, 하지 말아 달라고까지 하는 일들을 굳이 해서 얻는 사진이 정말 값어치 있고 대단한 것입니까?
무엇을 하더라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고 예의인데
하물며 사진 좀 찍는답시고 이래저래 눈살 찌푸리게 해서는 더욱 안될 것 같습니다.
결국 내려오는 길에 보니까 마애불 위쪽에 4-5명의 사진 찍는 분들이 떠들어대며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참 씁쓸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런지요?
사진.. 그거.. 결코 대단한 것도 아니고, 허세를 부릴만 한 것도 아닙니다.
무엇을 하거나 절대로 남에게 손가락 질 받을 일을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냥 그날 기분이 않좋아서 그냥 끄적거려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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