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6cf23464-ae48-4a6b-bf88-7f3fc05f8fc6









저희 체리부부는 작년(05년) 2월 내장산 장군봉에서 저희를 아는 모든분들께
인사를 드린 후 줄곧 이렇게 있습니다. ^*^

이 사진은 포시즌님께서 질문하신 겨울산에 오르기위한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에
대하여 제가 아는것을 좀 적어보려고 설명용으로 올린것이니 긴장 푸시기 바랍니다.

저보다도 훨씬 많은 경험과 좋은 조언을 해 주실분들이 많은 것으로 사료되오나
제게 물으셔서 사실 고민이 되었습니다만, 제 경험을 적는것으로 하겠습니다.
더 잘 아시는 분들이 덧붙여서 더 좋은 조언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의복
저의 목 뒤로 보면 옷이 세겹입니다.
안쪽에 얇은 긴소매 짚티셔츠(이하짚티=지퍼가 달린티셔츠)
+기모가 약간있는 폴라포리스 짚티
+겉자켓  이렇습니다. 겉자켓은 회사에 따라 '윈드스토퍼'나 '윈드스톰' 이런식으로
원단을 말하는것도 있고 품명으로 쓰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겨울철 산행시에 입는 제 상의복장입니다.
바지는 윗겉자켓과 같은 재질의 바지를 하나만 입습니다. 물론 아랫난닝구는 입고요.
1~2월 고산에 갈때만 얇은 학생용 타이즈를 하나 더 입지요.
내의도 등산용이 따로 있긴 합니다.
이 복장으로 겨울산행을 하는데 배낭에는 오버트라우져-라고 하는
모자달린 방풍의(상의와 하의 각각)를 넣고 다니다가 극한에는 이것을 꺼내어 덧입습니다.

저는 소위 오리털파카는 없습니다. 보온은 잘 되지만 부풀어 올라
입고서 배낭을 매는 행위는 거의 하지 않지요. 산꾼들 모두가 그렇습니다.
다만, 배낭에 넣고 비상시에 입으면 몰라도..등산용 오리털파카는 작게 뭉쳐져서
휴대부피가 작은것이 있다고도 합니다. 한곳에 머물려면 필요한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이렇게..
바지는 하나, 상의는 세개를 겹쳐입는데, 안쪽에 2개는 바람이 통과하는 것이고,
겉자켓은 양면을 본딩하여 2중구조로 바람이 통하지 않습니다. 바지도 그렇고요.

등산용 겉자켓의 생명은,
겨울철 극한에서도 여전히 흐르는 땀을 밖으로 배출하면서 동시에
바람도 막는 효과를 가져야합니다. 제가 입은 겉자켓이 그렇고요.

덧입는 오버트라우져가 또 그 기능을 주로 하는데
'고어텍스'(외국제) 나 '힐텍스'(국산)같은 원단이 그 역할을 한답니다.
땀은 밖으로 배출하면서 외부의 물방울은 침투를
못하게 하는 기능을 가졌다지요. 그러나, 제 경험으로는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고가의 고어텍스나 소위 바람막이라고 하는 국산 싼 제품이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어차피 고어텍스도 석유제품이라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휘발하여
그 기능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오래된 재고를 싸게 파는건 싼게 아니라는 얘기와 같지요.

위에 소개한 세겹의 상의는 브랜드에 따라 값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저는 지난 8년동안 입어온 것인데 기능도 떨어지고, 낡았지만 올겨울도 이것으로 버팁니다.
당시 기억으로, 맨 안쪽 3만, 중간 3만5천, 겉자켓 12만, 바지 12만원, 이랬던것 같습니다.
오버트라우져는 고어텍스(25만)가 하나있는데, 그냥 바람막이 이월상품 3만원짜리를
6년째 애용하고 있지요. 하의 오버트라우져는 5만원짜리,

저는 무엇이든 구입하면 마르고 닳도록 쓰는 성격이라서 비교적 헝그리~하고요.
꼭 이렇게 안 입어도 두터운것 하나보다도 얇은것 여러개를 입는것이 방한에는 효과적이며
더울때는 하나씩 벗어 제끼는것이 합리적입니다. 이 복장으로 그냥 서있으면 추위를
느끼는 복장입니다. 산꾼들의 복장이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불과 5분만 걸으면
후끈 달아오르니까요. 쉴때도 오래 쉬지않고 또 걸으니 복장이 더 두꺼울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추위를 느끼는 부분은 끝부분 즉, 손과 발입니다.

꼭 이렇게 등산용이 아니더라도, 평상복이나 레져용 의류를 입을경우,
면소재만 피하면 됩니다. 면은 습기를 머금으면 뻣뻣해지고, 머금은
습기를 잘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등산화와 장갑
옷 이외에 겨울산은 적어도 '중등산화'속에 두툼한 양말(아니면 2겹,면양말x)을 신어야 합니다.
경등산화도 안될것은 없지만 혹여 구입하면 고어텍스 내피의 중등산화를 권합니다.
좋은 등산화는 왠만한 물속에 첨벙거려도 방수가 되며, 발이 편해야 하는데
평상시에 신는 신발 크기보다 10mm정도는 커야합니다. 등산화는 장비의 절반입니다.

장갑은 행동용으로 적당한 두께의 장갑과 혹한에 대비한 두툼한 이중장갑을 따로 준비하면
좋습니다. 장갑도 방수가 되고 안쪽에 속장갑이 있는것이 좋습니다.
이건 5만원 이상의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하여간 두툼한것 하나는 배낭에 넣거나
끈을 달아 목에 걸고 필요시에 행동용 장갑위에 덧끼우면 됩니다.

모자-는 필요시에 귀와 뒷목까지 완전히 감싸는 것이 좋습니다.
체온의 상당부분이 머리를 통하여 나간다고 하지요.
이것도 행동용과 비상용이 갖추어지면 좋습니다.

그 외, 귀마개나 안면마스크(눈 아래로 가리는것)를 갖추면 좋습니다.
바라클라바-라고 하는 눈만 나오고 머리를 뒤집어 쓰는것이 있는데
답답하여 행동용이 아니고 서 있을때 비상용입니다.
등산화속으로 들어오는 눈과 바람을 막는 '스패츠'도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사진을 찍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나뒹굴려면 요긴한 것이지요.

또 다른 소품은,,
손난로와, 물을 부으면 잠시 후 부풀어 오르면서 열을 엄청내는 '아뜨아뜨'라는것도 있습니다.
보온물병은 필수로 지참하는것이 좋고요.
손난로는 휘발유로 보통 10시간 정도 유지하는 것인데, 극한에는 이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가랑이에 두 손 집어넣고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덜덜 떠는 수밖에 없지요.

위의 사진에 보면 1리터짜리 등산용 물병을 넣는 스폰지로 된 보온카바도 있습니다.
보온물병도 이런것에 넣으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휴대용 아이스박스(배낭용)를
이런용도로 활용해도 좋고요.

등산용 스틱은 두손에 다 드는 쌍스틱을 권장하는데 하나로도 잘 활용하면
오름길 뿐 아니라 내림길에 무릎의 충격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며,
눈이 많이 쌓여 구분이 안되는 곳에서 찔러보며 길을 찾는 역할도 합니다.

또 하나의 필수품은 아이젠인데, 4발짜리는 시중에서 5천원정도 하는데
간이로 쓰기에는 무난하지만 잘 벗겨지는게 흠입니다.
사슬체인이나, 6발짜리면 좋습니다. 아이젠은 오래 착용하면 발이 아픔니다.
대개 왠만한 오름길은 그냥 오르고 내림길에 착용을 합니다.
오름길은 킥-스텝 이라고 해서 마치 공을 찰때 앞코로 차듯이
무릎을 들고 발목을 수평으로 하고 눈밭에 차서 집어넣고 뒷축을 슬며시
내려놓으면 뒤로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딛고 지나면 경사진 부분에서도
발자국은 수평으로 난 상태를 말합니다. 눈이 무릎이상을 넘으면
발을 딛은 상태에서 무릎을 슬며시 꿇어주면 길이 납니다.
이것을 레쎌-이라고 합니다. 아무도 안간 허벅지가 빠지는 눈길을
가려면 몸을 뒤로하여 슬며시 눈을 눌러가며 걷는다 하는데,
이런경우는 닥치지 말아야겠지요.

기능이 재대로 된 겉자켓과 바지는 눈밭을 이런식으로 나뒹굴어도
왠만해선 눈이 안으로 침투하지 않습니다.

겨울철 고산정에서 수은주 영하 20도에 몸을 가누지 못할만큼의
강풍으로 체감온도는 영하 30도 이하로, 콧물을 흘리면 옷깃에 닿는 동시에
고드름이 되는 상황을 여러번 경험했는데, 손과 발이 시리면 엄청난 통증이 옵니다.
후휴증도 심하여 약한 동상을 입어도 해를 넘기면서도 가렵고 시큰거리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버트라우져나 두툼한 장갑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울어야지요^^

겨울철 자연이 선물하는 신비한 경치를 보려면 이 고통을 감수해야 가능한 것이고요.  
가능하면 준비를 철저히 하여 멋진 겨울풍경을 접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의복과 등산화, 모자, 장갑, 스패츠, 아이젠, 보온물병, 행동식, 등입니다.
그러고 보니 행동식에 대한 언급을 못했군요.
보통 영하 10도 이하가 지속되는 상황이 되면 배낭속의 물병도 얼어 버립니다.
과일도 얼음덩어리로 변하는데 껍질도 못벗기고 잘라지지도 않아 먹을수가 없습니다.
축축한 빵도 마찬가지고요. 습기가 없는 비스켓이나
양갱, 쵸코렛,육포 등을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이것을 보온물과 함께 드시면 좋지요.

취사는 지정된 야영장 이외에는 금기된 사항이므로 여기서의 언급은 하지 않기로 하는데,
대피소, 가령 향적봉대피소에서 잠자면 취사를 해야합니다.
휘발유버너가 좋겠지만 저는 가스버너를 씁니다. 동절기용 가스도 추우면 기화가 안됩니다.
그럴땐 작은 코펠에 보온물을 약간붓고 그속에 가스버너를 넣으면 짱입니다.

포시즌님이 물으신 의도와 다른 얘기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산 선배님들도 계시는데 제게 묻는 질문이어서 경험을 적은 것이고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제게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무늬만 산꾼인 적뽕 물러갑니다.. 총총..

향적봉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