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의 영취산 이야기(4/16)
-일시: 2011. 4. 16
-산행코스: 주차장~ 골명재~ 진례상정상~ 봉우재~ 흥국사
-함께한 사람: 처리닷컴 사람들
작년에도 그랬듯이 올해도 영취산 진달래 만개를 놓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하필이면 쌍계사 벚꽃과 함께 만개한 진달래를 놔 두고 쌍계사로 가던 날
영취산 진달래 만개했다는 핸폰을 받고 얼마나 서운했던지……
그 뒤 날씨 좋지 않은 날을 빼고 퇴근하자마자 영취산으로 출근했지
오후 빛이라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진달래 개화상태를 파악할 겸 해서 오른 영취산
올 들어 오늘이 벌써 6번째이다
마눌 왈 “맨날 보는 진달래가 그 진달래 아니냐”라고 하지만
어디 그렇던가?
이른 새벽에 향적봉님이 함께하자는 문자를 엊그제 받아서 여천역에서 픽업을한다.
혼자인 줄 알았는데 체리닷컴 몇 사람과 동행을 한단다.
사실 오늘 블방친구들과 번개 산행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묘하게 약속이 꼬인다.
6번의 산행 중 일출산행은 2번째다.
오늘 기대를 하고 오른 이유는 앞 전에 실수를 한 보상차원이기도 하지만……
처리님과 사진이야기를 주로 하면서 오른다
우리만의 공간을 차지할 줄 알았던 주요 포인트는 벌써 그들이 점령을 하고 있었다.
적당한 곳 안부를 찾아 삼각대를 거치하면서 해오름은 시작된다.
너무 기대가 큰 탓인지 해오름은 별로 신통치 않고 주변 꽃들도 끝물을 알리는 신호를 보낸다.
정신 없이 떠오르는 해 오름과 풍광을 담아놓고 향적봉님이 준비한 초밥으로 아침 만상을 차린다.
돌팍님과 그 일행 블친들은 계속 산행을 할 계획이라며 자리를 비우고
우리는 영취산 국민포인트를 촬영하기 위해 가 보지만 올해는 이미 때를 놓쳤다.
S 라인 주변에는 벌써 진달래가 시들어 없어지고 파릇한 새싹이 돋아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왔던 길 다시 돌려 진례산 정상으로 산행은 이어진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그래도 봐 줄 만한 진달래가 우리를 반긴다.
정상이라 해봐야 솔직히 볼 것은 없다.
블친인 일락님은 영취산 번개에 참석한다며 오겠다는 사람이 오지도 않고 하여 전화를 했는데
이곳 정상에서 일출 사진을 찍는 줄 알고 정상에서 기다렸다나
하기야 웬만한 산들은 정상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그러나 그러려니 했겠죠 ㅎㅎ
‘솔직히 이곳에서 볼 것 뭐 있다고…… ㅋㅋ’
영취산은 산도 아니제......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도솔암 암자 길을 향해 내려서면서 봉우재에 닿는다.
봉우재에서 잠시 소담을 나누며 시루봉을 오르자는 사람과 그냥 내려서자는 사람들
멀리서 왔던 사람들이라 발 길이 바쁘단다.
흥국사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데 벌써 이곳은 초록 세상이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 겨울 그 겨울을 털어낸 물상들이 생명력 있는 물길 질로
연 초록의 수채화를 그려 놓고 있구나.
저 푸른 나무들의 체관을 내 혈관에 연결 시킬 수만 있다면 나도 저렇게 초록으로 변할까
하는 동심 어린 세계를 바라보며 계곡물에 손을 담가 얼굴을 적셔본다.
벌써 흥국사에 경내에 다 달았을 때
이곳 벚꽃은 지고 떨어진 꽃잎을 아스팔트 위를 나 뒹굴고 있지만
그 사이를 삐 집고 들어서는 여린 새싹의 생명력에서 봄은 역시 봄이구나.
함께하신 처리닷컴 여러분 수고 하셨습니다.
2011. 4. 16
청산 전 치 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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