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가 여자를 앞세우는건 단지 모델이 필요해서만이 아니고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그녀가 그립다
사랑에 목말라하는 한 여자와 사랑을 갈구하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둘은 대단히 여러운 상황을 극복하고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칭얼대는 아이소리가 났습니다.
문을 두드렸습니다.
남자의 손에는 아이에게 줄 새우깡 한봉지와
콩나물 한봉지 두부 한모가 들려있었고
그건 스물네시간만의 귀가였습니다.
초췌한 남자의 모습을 보자 원망 반 반가움 반
여자는 참았던 눈물샘을 터트렸습니다.
그 해 겨울은 남자와 여자에게 가장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어느 해 마지막날 원목 운반차를 따라 밤을 새고 돌아온 남자
다음날 새해 아침까지 목이 빠져라 기다린 여자
똘방한 눈망울로 유모차에 앉은 아이가 찍힌 빛바랜 사진 한장입니다.
그렇게 사랑이 밥숟가락이 아니라는걸 아는데 5년이 걸렸습니다.
남자의 고질적인 과거지향적인 성격과
여자의 미래지향적인 성격을 맞추는데도 5년이 걸렸습니다.
때로는 수렁으로 빠질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더 이상 깊은곳에 가지 않은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데 5년이 걸렸습니다.
여자가 한 집안의 귀한 딸이었다는걸 안 건
그의 딸이 귀하다는걸 알고 난 후였습니다.
그러는데 5년이 걸렸습니다.
여자가 간절히 원하는 것
남자가 간절히 원하는 것
어쩌면 그것을 갖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하는데 5년이 걸렸습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고난의 세월은 잊어달라고 합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고맙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다시 태어나면 더 좋은 남자를 만나라고 합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태어나 더 풍요롭고 더 사랑받으며 살라고 합니다.
그러나 남자는 다시 태어나도 이 여자를 만나고 싶어합니다.
남자는 여자가 늘 곁에 있어도 그립다고 합니다.
25년을 같이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여겨주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25년만 더 곁에 있어달라고 합니다.
남자가 여자를 만난지 25년을 맞으며.
09.2.22.(일) 남더규에서.
체리부부♥향적봉
** 앞으로 25년동안 체리가 얼마나 지겹겠느냐~ .. 제발 이런 얘기는 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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