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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데 뭉쳤다가 어느땐 산산이 부서지곤 한다.
부서져서 보이지도 않게 떠돌다가 또 다시 만나서
한덩이가 된다.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다시 만나고.
그들은 서로 낯가림을 할까..




♪ 사람이 그리워서 / 장사익 5집 (stop = ■)








애초에 우리는 잘 알지 못했다.
낯선 얼굴과 낯선 말씨와 낯선 행동이었다.
누구나 다 그러 할 것이지만..









아주 미미한 인연으로 만나
수많은 여운과 흔적을 남긴다.
그것은 때때로 핏줄보다 더 끈질기기도 하고
허망하게 흩어지기도 한다.









물은 맥없이 무너지기도 하지만
불보다 강하기도 하고 한데 모아지면
엄청난 위력을 부리기도 한다.









이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어디서 태어나 어디서 생을 마감할까?

물.. 도대체 물이 뭘까..









때와 장소를 잘 만나면 편하게 지내기도 하며
임자를 잘못 만나면 그 고생줄이 노곤 할 것이다.









품안의 자식도 떠나 보낸 따스한 오후
편안한 두 부부를 만났다.










숲으로 빠져 들었다.
우리에게는 더 빨리 봄이 오면 좋겠다고 궁시렁거리며..









그들에게서 내 얼굴을 본다.
풋풋하던 젊은날은 가고
내 얘기 보다 자식얘기에 관심이 많은
내 얼굴을 본다..










만남과 헤어짐..
수없는 반복으로 하루가 간다.










나이들수록 속없이 굴어야 편하다..










그렇게 또 아무일 없듯이 그들은 만나서 평온하게 흘러가는데..









씻기듯한 물줄기를 보면 마음이 후련 해 진다는 체리.
불덩이가 항상 마음에 가득한 그녀.








불덩이를 안겨준 나와 그 불덩이를 안고 사는 그녀.
오늘은 우수. 우리는 23년째 여전히 불덩이를 만들고 있다.





07년 2월 19일 - 연석계곡에서.

체리부부 - 향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