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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금..

향적봉/장하숙 2008-07-19 12:41:03 2





 



    취했슴다.

    지금 밖에는 비가 철철 내리고 있씀다.
    철철 내리는 비는 마치 제 마음과 같씀다.

    그래서 한잔 했씀다.
    한잔 하다보니 취했씀다.

    옆에 아이들 있으면 가라~

    얘들은 가라~

    아자씨 지금 취했따~

    노래 한곡 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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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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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그만 하려 했는데 작심하며 그만 두려 했는데
    한잔 술이 또 한잔 술이 거나하게 취하는구나


    그래 그래 한잔 술로 꾹꾹 누를 수만 있다면
    그래 그래 취해보려 툴툴 털어버릴 수만 있다면


    어이 너를 원망하랴 어찌 내가 가슴을 치랴
    까마득히 가신뒤에 실컷 취해 보련다


    어제도 취하고 오늘도 취하고 매일 매일 취하는구나
    한잔 술이 또 한잔 술이 냉가슴을 태워주누나


    술아 술아 좋은 술아 촉촉히 젖고 싶구나
    술아 술아 좋은 술아 철철 넘치고 싶구나


    그런 저런 사연을 접고 거시기가 떠나 간다네
    애간장을 녹이는 술아 어디 한번 취해 볼꺼나






    딱 오늘만 취하고 내일부턴 안취하겠씀다.  적뽕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