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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이 변치않는 수식어는 학교를 다니면서
지금까지 가을이면 어김없이 들어오고 있는 말입니다.
너무나 당연하여 너무나 단순한 것은 어쩌면 그만큼 잊혀지기 쉽거나
지켜지기 어렵거나 무시해도 좋을만큼 큰 중요성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일겁니다.
책, 읽어도 그만, 안읽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까짓거 말그대로 그만이지만
책장이 펼쳐지는 순간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짐과 함께
나는 주인공이 되고, 작가가 되며 내 할말을 대신 전해주니 가슴을 치기도 합니다.
그것이 활자로 날아다니는 책만이 줄수 있는 기쁨이요, 소중한 안식일겁니다.

요즘 윤세영, 김녕만 부부가 쓰신
"때론 길을 잃어도 좋다"(사진예술사)라는 책을 읽고 보고 있습니다.
주옥같은 글과 손바닥보다 작은 사진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또 다시 따스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책이군요.
올 가을은 이 한권의 책으로 참 행복합니다.
풍성한 책들과 아름다운 대화로
더욱 풍성한 감성을.......

인사말 앞부분을 옮깁니다.*^^*

"돌아보면 철없이 살아온 날들이 늘 제풀에 부끄럽다.
숨이  차도록 열심히 살지 못한 날 저녁에는 게으름이 부끄럽고,
맹렬한 속도로 질주하듯이 하루를 지내고 나면 정신없이 내닫고만 나 자신이 부끄럽다.
다행히 타인의 눈은 피한다 해도 물끄러미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나의 눈은 비켜갈 수가 없어서
하루를 지내며, 한 철을 보내며, 한 해를 보내며, 항상 얼굴을 붉히고 만다.

나의 철없음을 일깨워주려는 듯 계절은 철따라 어김없이 찾아온다.
다시 봄이 오고 여름이 이어지고 어느새 가을이 되고 겨울 또한 제 차례를 잊지 않는다.
내가 유난히 계절의 변화에 감동하고 자기 본분을 잊지 않는 계절의 역할에 감탄하는 것은
넘치거나 모자라기 일쑤인 나 자신의 불완전함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에 대한 반성과 변명으로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하략-